40년간 전력 15만 기가와트 생산…향후 15년간 단계적 해체 거쳐야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2017년 6월 19일 0시 고리1호기 영원히 잠들다.' 국내 첫 원자력발전소가 18일 24시(19일 00시) 가동을 멈추고 영구 정지됐다.

이날 고리1호기에서 직선거리로 800m가량 떨어진 길천마을에서 고리1호기 방향으로 영구정지를 환영하고 탈핵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비추는 퍼포먼스가 10분여간 펼쳐졌다.

   
▲ 지난 17일 오후 6시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 1호기(오른쪽)가 발전을 중단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18일 자정(19일 0시) '사망선고'를 받은 고리1호기는 겉으로는 이전 모습 그대로였다.

이날 고리원전과 가장 가까운 길천마을 부근에서 열린 기념행사에는 반핵 환경 활동가들이 모여 차분한 분위기 속에 다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치며 영구정지를 축하했다.

그린피스는 2012년에도 이번과 비슷한 방법으로 고리1호기에 '고리원전 폐쇄하라'는 문구를 비추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고리원전 인근 해안도로 주변에서는 반핵단체 회원 등이 영구정지를 환영하는 글귀가 적힌 테이프를 가위로 자르는 커팅 행사도 했다.

그동안 고리1호기 폐쇄에 기여한 부산·울산·경남·밀양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19일 오전 열리는 정부의 공식 행사에 참석한다.

1978년 4월 29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 1호기는 이로써 가동 4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국내에서 상업용 원전이 퇴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고리 1호기의 총 공사비는 3억달러(약 3400억원)로, 1970년 우리나라 1년 국가 예산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였다.

막대한 사업비로 국내외에서 무모한 사업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정부는 영국과 미국 등으로부터 돈을 빌려 공사를 진행했다.

한수원은 고리 1호기가 영구정지된 이후 해체 절차를 차례로 밟아 부지를 자연상태로 복원하기까지 약 1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 해체 로드맵은 19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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