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미디어 시대에 언론기관이 개인 정치적판단 봉쇄하려 법적조치 운운"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후보를 지낸 뒤 당권에 도전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20일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에둘러 비판한 발언과 관련, 홍석현 전 회장 측이 '법적 조치'를 시사한 데 대해 "참으로 어이없는 짓"이라고 맞받았다.

홍준표 전 지사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도 기관과 동등하게 언론의 자유를 누리는 1인 미디어 시대에, 개인의 정치적 판단을 봉쇄하기 위해 공적인 언론기관이 나서서 사과와 법적 조치를 운운한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러면서 홍 전 회장을 겨냥 "노무현 정부 1기 때 주미대사로 간 것도 부적절했는데 또 노무현 정부 2기(문재인 정부 지칭) 때 청와대 특보를 하는 것"이라며 "누가 봐도 권언(권력과 언론)유착의 의혹을 지울 수가 없기에 그 부적절한 처신을 지적한 것에 발끈하는 건 유감스런 일"이라고 덧붙였다.

홍 전 지사는 중앙일보·JTBC 모회사로서 자신에게 법적 조치를 경고한 중앙미디어네트워크를 향해서도 "대통령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쥔 분의 잘못된 처신을 지적했더니 그 분을 모시고 있는 분들이 집단적으로 나서서 저를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자유한국당 소속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사진=홍준표 전 지사 공식사이트


그는 이에 따라 "요즘 대선 때도 누리지 못한 기사 독점을 누리고 있다"며 "옳고 그름을 떠나 저에 대한 비난 기사는 아직 한국당이 살아있다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효과가 있어 그리 나쁘지 않다"고 비꼬았다.

홍 전 지사는 지난 18일 7·3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출마 선언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환경을 보면 언론이 정상이 아니다"며 "지난 탄핵이나 대선 과정에서 보니 신문과 방송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청와대 특보 자리를 겨우 얻는 그런 언론도 있더라"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본격화한 '최순실 태블릿PC 보도'를 비롯해 각종 의혹 제기와 탄핵 반대 집회 폄하 기조로 이어간 JTBC와 중앙일보의 보도가 문 대통령 당선에 유리하게 작용했으며, 이는 홍 전 회장의 의중대로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을 편 것으로 해석된다.

'조카'는 홍 전 회장의 조카이자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가리키며 '특보 자리'는 홍 전 회장이 최근 사임한 통일외교안보특보직을 지칭하는 셈이다.

이에 같은날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입장문을 내 "홍 전 지사가 사실과는 전혀 다른 장을 공개 거론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이라며 "발언의 공식 철회와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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