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북한에 억류됐다가 돌아온 지 6일 만에 사망한 미국인 청년 오토 웸비어 군의 유족에게 조전을 보내 위로의 뜻을 전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이 인류 보편적 규범과 가치인 인권을 존중하지 않은 것을 대단히 개탄한다. 웜비어 군 사망 소식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가족과 친지들에게 심심한 조의와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어제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무엇보다 북한이 웜비어 군의 상태가 나빠진 즉시 가족에게 알리고 최선의 치료 받게 했어야 할 인도적 의무를 이행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은 아직 우리 국민과 미국 시민을 억류하고 있는데 속히 이들을 가족에게 돌려보내야 하며, 정부는 이를 위한 모든 노력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북한에 억류됐다가 돌아온 지 6일 만에 사망한 미국인 청년 오토 웸비어 군의 유족에게 조전을 보내 위로의 뜻을 전했다./사진=연합뉴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웜비어 사건을 청와대에서 발표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에 대해 "문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서 진심이라는 표현을 했다"며 "그런 마음을 미국 국민과 가족들에게 보내드리는 것이 우리가 지금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웜비어 사망이 한미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정상회담 관련한 논의의 주제는 이미 조율이 된 것"이라며 "이런 상황 발생과 이미 결정된 정상회담 의제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모든 상황이 기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는 없지만 특별히 이것에 대한 위로를 표하는 과정에서 대북정책에 영향이 '있다 없다'까지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조전을 보낸 데에는 참모들의 건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특정인의 사망에 대해 조전을 보내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의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같은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미국과 북한 간 오랜 교섭 끝에 지난 13일(현지시간) 혼수상태로 고향에 돌아온 웜비어는 19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병원에서 사망했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