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리콜 부정적 인식 변화 필요"
"제작사, 솔직함 최대무기화 활용해야"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리콜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이 변해야 하고, 제작사는 이에 대해 솔직한 대처를 해야 한다."

박병일 자동차 명장은 최근 수입차와 국산차를 막론하고 늘어나고 있는 자동차 '리콜(제작결함 시정조치)'에 대해 인식의 변화와 솔직한 대처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 대한민국 1호 명장인 박병일 명장/ 사진=카123텍 제공

현재 다양한 브랜드의 차량들이 수많은 리콜을 진행 중이다. 자동차 리콜제도란 안전기준에 부적합하거나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 있는 경우 자동차 제작, 조립, 수입자가 그 결함 사실을 해당 소유자에게 통보하고 수리, 교환, 환불 등의 시정 조치를 취해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제도다.

여기에는 다양한 의미가 내포돼 있다. 자동차는 제작단계에서 발견되지 않은 문제가 있어도 실제 도로에서 또는 운전자의 습관에 의해 내구성문제 등이 발견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이런 부분을 차량의 '문제'와 '결함'으로 받아들이고 의심하게 된다. 

즉 리콜이 발생하면 브랜드와 차량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인식을 하고 그 브랜드 전체 차종의 문제로 인식해 불신으로 확대 해석하게 된다는 것이다. 

박병일 명장은 "리콜에 대한 소비자의 시선이 브랜드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들을 솔직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라면서도 "하지만 국산차 브랜드가 소비자의 의심을 증폭시키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과거 국내 브랜드들이 문제를 발견했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리콜=결함’라는 공식을 형성하게 했다는 것이다. 

박 명장은 "양쪽의 의견과 입장 차이가 바뀌어햐 한다"며 "소비자는 리콜에 대해 조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고 제작사와 수입사는 솔직함을 통해 고객의 신뢰도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콜이 없는 차량이 좋은 자동차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사람이 설계하고 제작하는 기계, 자동차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는 없다"며 "리콜을 의사가 처방약을 바꾸는 것으로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말은 처음 병원을 방문해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다 증세의 강약에 따라 약을 바꿔가는 것처럼 차량이 제작과정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설계했지만 운전자와 환경에 영향 등으로 문제가 발생해 부품을 변경하는 것과도 같은 이치다. "리콜은 안전을 위한 소통"이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한 자동차 회사에서는 수십명, 수백명의 프로젝트 인력이 많은 테스트를 거처 하나의 자동차가 완성되고 시중에 판매된다. 이렇게 제작된 차량은 수만명 혹은 수십만명의 다양한 사람들이 차량을 운행한다. 

이 과정에서 예기치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이런 부분들이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면 리콜이 된다. 

제작사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한다고 해도 지구상의 전체조건에서 테스트를 해볼 수는 없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처음 출시된 차량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어도 차후에 발생될 수도 있다고 박 명장은 말한다.

그는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제작상의 오류를 제일 먼저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소비자가 아닌 제작사이며 가장 빠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도 제작사"라며 "문제가 발견되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빠른 조치를 통해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는 게 국내시장에서 자동차 브랜드들이 신뢰도 회복을 위한 자세"라고 조언했다. 

박 명장에 따르면 해외의 경우 강력한 법인 '징벌적손해배상제도'라는 것이 있어 국내보다는 브랜드들이 솔직한 대응을 취하고 있지만 한국에는 이런 제도적인 부분이 약해  현재의 모습을 취하게 됐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작사가 리콜에 불응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이하의 벌금, 과징금은 최대 100억원이다. 하지만 미국은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이며 과징금은 최대 400억원이다.

과징금은 원래 10억원에서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가 문제가 되며 급하게 100억원으로 인상 조치했다. 문제는 기업 입장에서 이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게 박 명장의 입장이다. 이에 해외에서는 리콜을 실시해도 국내에서는 무상교체와 같은 가벼운 조치로 넘어간다는 것.

관련된 법규와 소비자의 인식, 제작사의 태도가 같이 바뀌어나갈 때 비로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리콜’은 ‘안전을 위한 소통’의 단계로 인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박 명장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솔직함'"이라며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제작사의 솔직한 대응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가 수많은 경쟁상대를 뛰어넘어 현재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최신기술의 계발도 있지만 적극적인 에프터서비스(A/S)를 통한 소비자 신뢰도 향상이 한몫을 했다"며 "문제에 대한 솔직한 대응을 통해 완성차 브랜드들 역시 소비자 신뢰도를 향상해 나가야 된다"고 전했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50년만에 세계5위 자동차 생산국에 이름을 올렸다. 100년 이상된 자동차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놀라운 수준의 발전이다. 하지만 이런 기록이 품질을 대변해주지 않는다고 박 명장은 설명했다. 

박 명장은 "현재 국산자동차들의 절반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중국의 완성차 업체들에게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차 브랜드는 새로운 생존방법을 모색해야 될 상황에 놓여있다"며 "최고수준을 달리는 독일차와 가격경쟁력으로 밀고 들어오는 중국차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신뢰도 회복을 통해 고객들을 방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