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비정규직 이슈 틈타 완성차돈 털어내기, 노동개혁 수용해야 청년실업 해소
   
▲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현대차가 소속된 금속노조가 황당한 꼼수를 부렸다.

현대차의 돈 수천억원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금을 쾌척하겠다고 했다. 금속노조는 노조원이나 회사측과 일언반구의 상의도 없이 온갖 생색을 내는 회견을 가졌다.

아무리 문재인정권이 기득권노조의 지지로 탄생했다고 해도 노조의 지나친 완장질과 현대차에 대한 압박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요즘 광화문 일대와 국정기획위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는 민노총의 정치투쟁을 보면서 국민들의 마음은 점점 불안감으로 짙어지고 있다. 노조의 비이성적인 시위는
문재인정권의 성공가도에도 암운을 드리운다.

금속노조가 20일 제안한 사회연대기금은 생뚱맞다.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짓은 안했다. 황당하기만 하다. 회사돈을 무슨 노조의 생색내는 쌈짓돈 취급한다.

금속노조의 요구는 현대차그룹에 사회연대기금 5000억원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금속노조와 현대차가 2500억원씩 반분해서 내자고 했다. 여기까지는 노조가 우리시대 최대이슈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하청업체 일자리 확보에 팔을 걷어부친 것 아닌가하는 기대감을 갖게한다.

이 제안의 황당함은 금속노조가 내는 2500억원이 현재 현대차와 진행중인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조가 승소했을 경우를 가정한 돈이라는 점이다. 현대차 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은 1심과 항소심에서 노조가 패했다. 법원은 현대차가 지급하는 상여금은 고정성이 없다고 판결했다. 기아차도 현재 비슷한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노조가 승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 현대차가 소속된 금속노조가 회사돈 5000억원을 털어내 사회연대기금을 조성하겠다고 꼼수를 부렸다. 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노조가 진정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의지를 갖고 있다면 노동시장 유연성부터 협조해야 한다. 기득권을 유지하면서 회삿돈으로 생색을 내는 것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다. 민노총 시위/연합뉴스
 
노조원들의 동의를 받기도 힘들다. 현대차그룹 노조원 9만3000명이 금속노조 입장을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금속노조가 분담키로 한 2500억원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경우 늘어나는 연장근로수당 체불임금을 염두에 둔 것이다. 노조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이기면 그중 일부를 내놓겠다고 했다. 노조는 소송에서 모두 졌는데, 무슨 근거로 이런 황당한 제안을 하는지 아연실색케 한다.

금속노조의 사회연대기금은 결국 현대차가 모두 부담하라는 것이다. 전혀 현실성이 없다. 현대차가 금속노조와 협상할 이유도 없다. 마치 노조는 선한 일을 하려고 하므로 항소심 판사가 노조측에 유리한 판결을 해달라고 압박하는 것같다. 노동자정권의 출범에 맞춰 여론재판을 하려는 것이다.

문재인정권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인천공항공사를 전격 방문해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1호지시를 내렸다. 청와대안에 일자리상황판을 만들었다. 비정규직이 많은 대기업에 대해선 패널티를 주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까지 출범시켜 경총과 삼성 현대차 등 글로벌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반성부터 하라고 다그치고 있다. 문재인정권은 민주당과 노조간의 공동정권으로까지 비친다. 사용자측과의 대화는 기피하고, 노조를 상전모시듯 한다. 문재인정권은 대기업을 죄인취급한다. 적폐대상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노동자정권의 탄생은 한국경제의 견인차인 삼성 현대차 등 글로벌기업들을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있다.

금속노조의 궤변은 속내가 있다. 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노조에 대한 국민과 언론의 따가운 시선을 덮으려는 정략적 발상에서 비롯됐다. 철밥통 노조, 기득권 노조, 귀족노조의 국민적 비판을 벗어나려는 꼼수다.

   
▲ 현대차는 글로벌시장 판매감소로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임원들은 임금반납등으로 희생하고 있다. 노조는 3000만원 인금인상 등 과도한 요구를 하면서 회사의 어려운 사정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 현대차 사옥.

현대차 기아차 노조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원선이다. 사내하청과 비정규직에 비해 2~3배 고임금을 향유하고 있다. 귀족노조는 노동개혁을 거부하고 있다. 대기업노조는 한국경제 선진화의 최대 장애물이다. 노동시장 유연성정책에 한사코 발목을 잡고 있다. 경영상의 긴박한 상황에서 해고요건을 완화하는 것을 쉬운 해고정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민노총산하 대기업들은 저성과자를 해고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현대차 노조원의 일인당 생산성은 미국 중국 공장 근로자들에 비해 매우 낮다. 낮은 생산성에 고임금을 즐기고, 해고에서도 자유롭다.

송호근 서울대교수는 현대차의 성공스토리를 다룬 <가보지 않은 길>이란 책에서 생산현장의 노조원 가운데는 스마트폰과 드라마 음악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고 폭로했다. 노조원간에 서로 담합해서 옆 동료의 몫까지 4시간 뛰고 4시간 쉬는 사례가 많다는 것. 생산라인 근무시간에 낚시질 하러갔다가 실종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근무기강 해이가 심각하다. 

고통분담을 외면하는 현대차 노조를 방치하면 한국제조업의 40%를 차지하는 자동차산업이 추락한다. 가정도 추락하고, 자녀들도 추락한다.  

노조가 독주하면 독배를 마시는 것과 같다. 독일처럼 예상되는 손실의 조기내면화를 이루지 못하면 노사 공멸한다. 노조가 지배하는 현대차의 미래는 어둡다.

금속노조는 황당한 요구를 철회해야 한다. 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노조가 진정으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의지를 가지려면 철밥통 지위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노동개혁을 대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지금의 노동경직성과 철밥통 지위, 고임금을 향유하면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다. 100만명이 넘은 청년실업자들의 취업길도 더욱 막막해진다. 대기업노조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음을 자성해야 한다. 청년들의 취업길도 막고 있음을 참회해야 한다.

   

기아차는 지난 4월 비정규직을 부채질하는 노사합의안에 동의했다.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조원을 따로 떼어내고 정규직만의 노조를 만든 것.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거부한 금속노조가 이번에는 현대차, 기아차의 회사돈을 털어내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쓰겠다고 했다. 노조의 이중적 행태, 도덕적 해이를 새삼 실감케 한다.

금속노조나 현대차 노조가 진정 사회적 약자 문제 해결에 나서려 한다면 일본 독일 미국자동차업체의 노사관행과 노조의 성숙한 상생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귀족노조가 지금처럼 강경투쟁의 길로 가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간의 임금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한다.

현대차는 비상경영을  하고 있다. 글로벌시장 위축으로 지난해 매출이 18년만에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줄었다. 사드보복으로 최대시장인 중국 판매가 격감하고 있다. 올해도 마이너스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원들은 임금반납 등으로 희생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실적 급여기준으로 3000만원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기본금 7.18%인상(15만4000원), 전년 수익금 30% 성과급지급, 정년 64세로의 연장등도 압박하고 있다.

회사는 비상경영에 올인중인데, 노조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금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노조가 장악한 현대차 생산라인의 미래는 낙관적이지 못하다. 노조천국의 내부노동시장을 개혁하지 않으면 미국 자동차도시 디트로이트의 전철을 밟게 된다.

자동차메카 디트로이트는 2009년 근로자에 대한 비싼 의료보험과 연금보장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했다. 시 인구는 180만명에서 80만명으로 격감했다. 거리는 온통 슬럼화했다.

디트로이트는 극심한 일자리 부족 고통을 겪은 후에야 임금삭감, 비용삭감의 구조조정을 단행했
다. 파산이후 자동차 근로자들은 낯선 도시를 전전하며 임시직, 시간제 일자리를 찾았다.

도요타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을 1만3000원 올리기로 합의했다. 전년에 비해 13% 감소한 금액이다. 지난해 엔저등으로 수십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도요타노조는 전세계 자동차시장 경쟁 격화에 대응해 사측에 무리한 요구를 자제했다. 회사가 살아야 근로자 일자리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극단적인 정치투쟁에다 턱없는 고임금 요구만 하는 현대차 노조와는 너무나 다르다.  

노조는 성숙한 노사공생의 길, 상생의 길을 걸어야 한다.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 독일 하르츠개혁처럼 노동시장 유연성에 협조해야 한다. 노사가 합심해서 4차산업혁명시대에 선두주자로 부상해야 한다. 미국 일본 독일 중국은 자율주행차, 친환경차량 등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현대차가 4차산업혁명 대열에서 뒤지면 한국자동차산업은 재앙을 맞는다.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