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이랜드, "5년 내 자립형 축구단으로 키울 것"…목표는 독일 도르트문트

 
프로축구단을 창단해 2015시즌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 진출하는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이 5년 안에 구단을 인기를 바탕으로 한 '자립형 구단'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또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구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궁극적인 목표로 설정했다.  
 
이랜드그룹은 1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다목적회의실에서 프로축구단 창단을 공식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구단주 박성경 그룹 부회장이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에게 직접 창단의향서를 제출했다.
 
   
▲ 프로축구 뉴시스 자료사진
 
연고지는 서울로, 잠실종합운동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클래식(1부리그)에 진출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삼고 있는 기존 서울 연고 구단인 FC 서울과의 '강남-강북 더비'를 펼친다는 복안이다. 
 
구단 초대 대표이사로 내정된 박상균 데코네티션 대표이사는 "5년 이내에 그룹의 투자를 받지 않으면서 자생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자립형 구단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박 대표는 "한국 축구에서는 팬으로부터 인기있는 구단이 돼야 자립형 수익모델을 꿈꿀 수 있다. 성적보다 팬 중심의 축구를 펼치겠다. 넘버 원 인기 프로축구단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관중 동원 면에서 최고의 인기 구단을 만들겠다. 동시에 리그 저변이 탄탄해지는 데 이바지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기존 구단들이 잘하는 것을 벤치마킹해 팬이 중심이 되는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프로축구단 운영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미국 프로축구의 시애틀 사운더스, 호주 프로축구 웨스턴 시드니 등을 모델로 꼽고, 궁극적으로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목표로 삼고 있음을 강조했다. 
 
지난 1909년 창단된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 우승 8회·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국제축구연맹(FIFA) 인터컨티넨탈컵 우승 1회 등의 업적을 일궜다. 1970~80년대 심각한 재정난을 겪으며 2부 리그로 강등되기도 했지만, 구단에 대한 팬들의 남다른 애정에 힘입어 1990년대 이후 다시 유럽 최정상 클럽 자리으로 발돋움했다. 
 
도르트문트는 지난 시즌 유럽 리그 평균 관중수 집계에서 유일하게 8만명 이상을 기록, 세계 최고 인기 구단으로 선정됐다. 대표적인 팬 친화적 구단이다.
 
특히 박 대표는 "현재 그룹 매출이 10조원 규모"라면서 "기존 그룹의 의·식·주·휴·미·락 등 6개 사업영역에 스포츠 문화 콘텐츠를 새롭게 더한다면 사업적으로도 성공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박 대표는 서울을 연고지로 선정하는 것에 관해서는 "서울시와 실무 접촉을 3차례 가졌다. 연맹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며 "현재 잠실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것에 관련해 계획서를 제출해놓고 있다. 서울 연고가 결정되면 구장 활용 방안에 대한 시나리오를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구단이 2년 이내에 클래식으로 승격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초기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2년 이내에 (FC서울과의)서울 더비에 대한 열망이 있다. 따라서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거기에 걸맞은 투자를 할 것이다. 사령탑으로는 국내와 해외를 망라해 7~8명을 접촉 중이다. 하반기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선수는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J리그의 세레소 오사카의 디에고 포를란,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헝다의 용병들이 가져온 효과에 관해 살펴보는 중이다."
 
다만 스타급 선수 영입에 대해서는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스타급 선수가 당장 영입될 수 있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 "스타 영입 이전에 유소년 축구라는 단단한 뿌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최근 이랜드그룹의 경영 위기설에 대한 우려에 대해 "그같은 어려움이 있었다면 창단을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다"며 "최근의 재무적인 문제는 기업이 성장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들일 뿐이다. 염려할 필요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이랜드그룹이 국내 대표적인 기독교 기업인 데 따른 구단의 종교 색채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종교와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스포츠인 야구가 아닌 축구를 선택한 이유에  관해 "사실 야구가 축구보다 더 인기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세계적으로는 축구가 더 인기있다. 가장 영향력이 큰 스포츠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푸마축구단을 운영하고 구단(챌린지의 고양 HI FC) 스폰서로 나서는 등 축구에 관해 애정과 의지가 많다"면서 "K리그도 승강제 도입, 투명 경영,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참여 등 을 통해서 성장하고 있는 과정인 만큼 우리도 과감하게 뛰어들게 됐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그룹의 중국시장 공략에 축구단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배경이 작용했느냐는 질문에도 축구에의 애정을 다시 한 번 나타내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축구의)글로벌한 부분이 반영되기는 했으나 그룹이 축구라는 스포츠 자체에 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음에 주목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