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290·亞 80개 도시 연결 조인트벤처 협약…인천공항 환승 수요 증가 전망
[미디어펜=최주영 기자]대한항공이 세계 최대 항공사인 미국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Joint Venture) 운영에 합의하며 태평양 노선 각 12개씩을 합작 형태로 운항한다. 

두 회사가 태평양 노선에 한해선 수익과 비용을 함께 나누는 등 사실상 한 항공사처럼 운영하는 것이다.

   
▲ 오른쪽부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에드 바스티안(Ed Bastian) 델타항공 최고경영자, 스티브 시어(Steve Sear) 델타항공 국제선 사장 및 글로벌 세일즈 전무가 조인트벤처 협력식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23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L.A.에 위치한 윌셔 그랜드센터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에드 배스천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조인트벤처 운영을 통한 양사간 협력강화 협약식'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29일 양사가 체결한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번 조인트 벤처 협력은 편리한 연결 스케줄을 통해 소비자 혜택을  증진시킬 것”이라며 “올해 말 인천공항 제2터미널 개장과 함께 인천공항 환승 수요 증가로 허브공항으로서의 경쟁력 및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주 290·亞 80개 도시 연결

조인트벤처는 유형의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아닌 항공사 간 노선 공동 운영으로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항공 동맹을 뜻한다. 이는 지난해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서로 손잡고 한미 공동 운항(코드셰어) 노선을 150여 개로 대폭 확대한 데 이어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정부 인가를 조건으로 태평양 노선의 공동운항 확대, 아시아·미국 노선 공동 판매 및 마케팅, 허브 공항의 시설 재배치를 통한 수하물 연결 서비스, 양사 마일리지 혜택 강화, 화물 협력 강화 등 내용을 이행하게 됐다.

특히 양사는 미주 내 290여개 도시와 아시아 내 80여개 도시 노선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이 운항하는 인천~디트로이트나 뉴욕~보스턴 노선에 공동운항편을 운항함으로써 대한항공 편명으로 여행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태평양 노선에서 마치 한 회사처럼 공동 영업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는 것이 조인트벤처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 양사 간의 마일리지 적립 및 회원 혜택 또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 또는 델타항공 마일리지를 이용해 상대 항공편의 마일리지 항공권을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진 셈이다. 

인천공항 환승 수혜 증대 전망

대한항공은 이번 조인트 벤처로 국내를 경유하는 환승 수요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간 스케줄 조정에 따라 환승 시간이 줄어들고, 일원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떄문에 편의성이 높아져서다.

여기에 올 하반기 대한항공과 스카이팀 전용 인천공항 제2터미널이 개장할 경우 항공 수요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 둘째)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왼쪽 첫째)이 29일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에서 에드 배스천 델타항공 최고경영자(오른쪽 둘째), 스티브 시어 델타항공 국제선 사장 및 글로벌 세일즈 전무와 함께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대한항공 제공


실제로 아메리칸항공·일본항공, 유나이티드항공·전일본공수의 조인트 벤처로 일본으로 향했던 환승 수요를 인천공항으로 유치하는 효과를 거둔 바 있다. 

현재 델타항공은 동북아 7개 직항 노선 중 5개가 나리타공항을 이용하고 있지만 이번 대한항공과의 협력을 계기로 자사의 허브공항을 인천공항으로 바꾸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이미 델타항공은 지난달 3일 인천~애틀란타 노선을 신규 취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 벤처는 관련국의 모든 규제 승인과 문서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시행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인가를 취득해 델타와 본격적인 운영에 나설 계획"이라며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