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숙원 사업으로 추진해 온 윌셔 그랜드 센터가 미국 서부의 중심인 LA에 문을 열었다.

한진그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시 다운타운 윌셔 그랜드 센터(The Wilshire Grand Center)에서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크리스 마틴(Chris Martin) A.C.마틴사(社) 최고경영자(CEO), 엘리 마루프(Elie Maalouf) 미주인터콘티넨탈호텔그룹 최고경영자(CEO), 호세 후이자(Jose Huizar) L.A.시의원 등 관계자들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조 회장은 “윌셔 그랜드 센터의 개관은 개인적인 꿈의 정점이자 LA와의 약속을 완성시킨 것”이라며 “윌셔 그랜드 센터는 LA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동시에 LA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윌셔 그랜드 프로젝트는 조양호 회장이 8년동안 10억달러 이상을 투입한 ‘숙원’ 사업이다. 한진그룹은 지난 1989년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당시 지상 15층, 지하 3층의 윌셔 그랜드 호텔을 인수 후 2009년 총 73층, 높이 1099피트(약 335미터)로 다시 탄생했다. 

LA 월셔 그랜드 호텔은 LA 시에 위치한 호텔 중 가장 높다. 상층부는 900객실의 럭셔리 호텔, 저층부는 7층 규모의 상업공간, 컨벤션 시설, 오피스 공간으로 나눠진다. 대한항공이 운영하기 때문에 한국어 서비스가 잘 마련되어 있고, 한인타운이 10분 거리에 있다.

윌셔 그랜드 센터는 최첨단 건축 공법을 동원한 친환경 건물로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요세미티 계곡을 형상화한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대한항공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좌굴방지가새(BRB, Buckling Restrained Braces)’ 공법을 적용한 점이 눈길을 끄는 요인이다.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 지역적 특성상 내진설계가 필수로, 진도 8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윌셔 그랜드 센터는 미국의 민간환경단체인 미국그린빌딩위원회가 주관하는 친환경 건물인증 ‘리드’(LEED) 자격 또한 취득했다.

한진그룹은 윌셔 그랜드 센터가 LA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윌셔 그랜드 호텔은 공사 기간(10년) 1만1000여개 일자리 및 8000만 달러의 세수 효과를 창출한 바 있다. 

한진그룹의 이 같은 투자에 LA시도 화답했다. 윌셔 그랜드 센터는 완공 후 25년간 숙박료의 14% 상당을 부과하는 숙박세(TOT, Transient Occupancy Tax)를 면제받게 됐으며, 이에 따라 최소 6000만달러의 세금이 감면될 예정이다.

주변에 추가 숙박시설이 세워지고 있는 점 또한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호텔 개관은 오는 2024년 하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뛰고 있는 L.A. 숙박시설 수요를 크게 증가시켰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한미 양국의 민간 외교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진그룹은 윌셔 그랜드 센터 개관에 만족하지 않고 향후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 부문 사업과 연계해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하는 한편 한층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윌셔 그랜드 센터가 L.A.를 넘어 미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