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19대 대선 완패 후 자유한국당이 제1야당으로서 보수를 대변하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저조한 당 지지율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당은 한국갤럽의 정당지지도 주간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후 한달 반 넘게 10%이하의 지지율에 머물렀다. 한국당은 가장 최근인 20~22일 조사에서 9%를 기록해 50%인 민주당과 큰 격차를 보였고, 대구·경북에서조차 24% 지지도를 보여 민주당(30%)에 뒤졌다.

최근 한국당이 처한 처지는 칭찬과 응원보다는 비난 조의 표현이 쏟아져 '국민 놀이'로 비화된 오행시 이벤트가 잘 보여주고 있다. 당 이미지 쇄신 차원에서 벌인 이벤트에 민주당 추미애 대표까지 가세했다. 특유의 막말 성향때문에 나온 것이겠지만 오죽했으면 여당대표가 야당에 대한 조롱 대열에 동참할 정도다.

색깔론에 기대는 정치행태 또한 여전하다. 우리 사회에 여전히 종북이라고 이름 붙일만한 세력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일 수 있다. 하지만 야당이 정부를 상대로 하는 정치적 행위에서 '주사파 운동권 정부'라는 용어를 써가며 종북프레임을 만들어 몰아가는 것은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

유력 당권 주자로서 7·3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임하고 있는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20일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보수혁신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현 정부는 주사파 운동권 정부"라며 "이를 국민이 알기만 하면 오래 못 간다. 원내에서 제대로 투쟁하면 국민이 운동권 정부에게 등을 돌릴 것"이라며 총력 투쟁을 촉구했다.

한국당은 21일 두 번째 타운홀 미팅을 열었지만, 당권주자들 간 자유토론은 시작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책임론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흘러 당 쇄신책과 떠난 보수 민심을 모을 방도는 논의되지 못했다.

한국당은 이번 대선에서 2040 젊은층 및 수도권·충청권이 등을 돌리는 한계를 보였다. TK에서도 과반수를 넘지 못한 표심은 색깔론-종북 프레임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주지시켰다.

그런데도 차기 당대표로 거론되는 홍 전 지사의 이번 "주사파 정부" 발언으로 논란을 낳고 있다. 프레임 전쟁을 통한 '집토끼 모으기' 전략의 일환으로 보이지만 문재인 정부가 망하기만 바라는 것은 정치도, 혁신도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홍 전 지사를 비롯한 향후 한국당 당대표로 나설 정치인들은 당이 어떻게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는 당에 대한 민심을 잡을지부터 신경써야 할 것이다. 나라를 생각하는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국민지지도 차기집권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는 정우택 당 원내대표의 모습./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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