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 징계 철회...'선수 아닌 협회의 행정적 잘못'...“금메달로 복수하라

 
이용대(26·삼성전기)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대한배드민턴협회(회장 신계륜)15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도핑청문위원단이 재심의를 열어 이용대·김기정에게 내려진 1년 자격정지를 스스로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 이용대 뉴시스 자료사진
 
이로써 이용대와 김기정에게 내려진 1년간의 자격정지는 취소됐다.
 
이용대와 김기정(24·삼성전기)은 협회의 잘못 탓에 지난 1월 약물검사 관련 절차규정 위반으로 자격정지 1년을 통보받았다.
 
지난해 세 차례 불시방문 도핑테스트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용대와 김기정은 지난해 3월과 11월 두 차례 세계반도핑기구(WADA) 검사관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협회가 관련시스템(ADAMS)에 입력했던 소재지인 태릉선수촌이 아닌 다른 곳에 머물어 도핑테스트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9월 협회가 ADAMS 입력 시기를 놓친 것도 포함됐다.
 
협회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214일 항소장을 보냈다. 동시에 사흘 뒤 항소이유서를 BWF에 송부했다. '선수 잘못이 아니라 협회의 행정적 잘못'이라는 것이 항소장 내용의 골자였다.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대리인으로 발벗고 나섰다.
 
모경준 김앤장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은 "선수들이 언어의 불편과 사정으로 적절한 통지를 받지 못해서 도핑테스트에 불응한 것이지, 고의가 아니라는 주장과 근거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박은영 변호사는 "113일 청문회가 있었다. 그때는 우리 선수들이 청문회 성격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했다. 사실 관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우리는)2월 중 선수들을 대리해 CAS에 사실 관계를 냈고, BWF에는 통지문이 협회까지 가고도 선수들에게 왜 전달되지 않았는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 관련 증거자료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한 달 이상 준비를 해서 심판단이 볼 때 협회 잘못이라는 점이 납득될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BWF 측에서 협회에 보낸 징계 내용 가운데는 개선책을 통해 시스템을 보완하라는 것이 있었다. 그래서 벌금도 4만 달러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신계륜 회장은 "우리가 주장은 했지만 법률적인 증거와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을 느꼈다. 하나하나 항목에 대한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WADA가 항소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앤장 법률사무소 측은 WADA의 항소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제프리 존스 변호사는 "BWF와 합의를 하면서 WADA 문제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다. 재심의를 하기 전에 BWFWADA와도 협의했다. BWF 혼자 결정한 것이 아니다""WADA가 법률적으로 항소할 수 있지만 가능성이 낮다. WADA도 이번 BWF의 결정에 반대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WADA가 항소를 해도 이용대와 김기정의 출전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모경준 위원장은 "이미 이용대와 김기정의 징계 철회에 대한 판정이 내려지고 CAS에서 새롭게 심리가 열리는 것이라 선수들에게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 회장은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 했다. 할 말이 많았겠지만 하지 못하고 인내했다""이용대 선수가 나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며 열심히 훈련해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는 이번 사건을 새로 태어나는 계기로 삼겠다. BWF에서 지적한 사항은 개선해나갈 것이다. 선수 일정 관리 전담요원과 영어 통역을 배치하고, WADA에서 진행하는 도핑테스트를 선수들이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교육하겠다. 통지가 선수들에게 직접 전달되도록 하는 시스템도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신 회장은 "3주 후인 5월 초 법률적으로 모두 마무리될 것이다. 그러면 선수들의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용대 징계 철회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용대 징계 철회, 아시안게임에서 명예회복 하길” “이용대 징계 철회, 금메달이 이용대의 복수” “이용대 징계 철회, 이용대 협회 때문 고생 많았어요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