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대국민 사과, “심려끼쳐 죄송”...‘질의 응답없어 반쪽짜리 기자회견’"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서울시 공무원간첩 증거조작 사건과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남재준 원장은 15일 오전 10시 국정원 본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증거서류조작 혐의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것을 머리 숙여 사과한다""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국정원장으로서 참담하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 남재준 국가정보원 뉴시스 자료사진
 
남 원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을 언급하며 "이 위중한 시기에 국정원이 환골탈태해 새로운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이 기회를 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남 원장은 1~2분에 걸친 사과문 낭독이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을 전혀 받지 않은 채 황급히 퇴장해 반쪽짜리 기자회견이라는 빈축을 샀다.
 
앞서 증거조작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은 전날 국정원 대공수사국 이모(54·3) 처장 등 국정원 직원 4명을 기소하고, 1명을 시한부 기소중지하는 내용의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남재준 국정원장 대국민 사과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중국화교 유가강 간첩사건과 관련해 증거서류 조작 혐의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것을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 정보기관으로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해 왔으나, 일부 직원들이 증거위조로 기소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원장으로서 참담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의 수사 관행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완전히 뿌리 뽑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시대 상황과 정보환경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한 낡은 수사관행과 절차의 혁신을 위해 TF를 구성해서 강도 높은 쇄신책을 마련하겠습니다.
 
과학화된 수사 기법을 발전시키고,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국정원 본연의 업무인 대공 수사능력을 한층 더 강화하겠습니다.
 
또한 어떠한 경우에도 적법한 절차에 의한 엄격한 자기통제 시스템을 구축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 안보는 국민들의 안위와 직결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입니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이 매우 엄중합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NLL도발, 4차 핵실험 위협이 이어지고 있고 다량의 무인기에 의해 우리 방공망이 뚫린 엄중한 시기에 국가 안보의 중추기관인 국정원이 이렇게 흔들리게 돼 참으로 비통한 마음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질타와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앞으로 국민이 신뢰하고 의지할 후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을 다시 한 번 사과드리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정원장으로서 책임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