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훈/영화 '박열' 스틸컷
[미디어펜=정재영 기자]배우 이제훈이 데뷔 10년만에 지금까지 맡아본 적 없던 새로운 배역으로 열연을 펼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영화 '박열'의 얘기다.

'박열'은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와 조선의 불량 청년이었던 박열(이제훈 분)의 얘기를 그린 작품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다소 낯선 인물인 박열은 이준익 감독의 20년이라는 세월과 이제훈의 지독한 연기 열정을 통해 생동감 가득한 캐릭터로 거듭났다.

이제훈은 2007년 '밤은 그들만의 시간'으로 데뷔한 이후 '파수꾼' '고지전' '파파로티' '점쟁이들' '건축학개론'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등 다양한 영화를 통해 관객들과 호흡했다. 또 그는 SBS '세 자매' '비밀의 문', tvN '시그널' '내일 그대와' 등의 드라마를 통해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췄다.

지난 10년간 다양한 장르의 다채로운 캐릭터를 소화했지만 단연코 박열과 같은 역할을 없었다. '파파로티'의 장호는 박열보다 단순했고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속 홍길동보다 박열이 낭만적이었으며 '고지전'의 신일영보다 박열이 냉철하다.

   
▲ 이제훈/영화 '박열' 스틸컷
이와 함께 박열은 '건축학개론' 속 과거의 승민보다 당차며 '시그널'의 박해영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대범하게 행동할 줄 안다. 결코 가볍지 않고 다채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는 박열이란 캐릭터를 연기하기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이제훈은 완벽하게 박열로 변신했다. 당당하고 거침없는 행동, 얼핏 산발로 볼 수 있는 장발, 까무잡잡한 피부와 거칠게 기른 수염, 누더기 옷을 입었지만 상대를 압도하는 강렬한 눈빛은 특별한 장치 없이도 그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이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이제훈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 많은 공부를 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감옥에서 고문받는 장면을 촬영할 때 가혹하게 해달라고 말하며 리얼리티를 극대화 하고 자 했으며 단식 투쟁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실제 단식을 해가며 몸무게를 줄였다. 일본 경찰의 몽둥이 세례는 직접 몸으로 받아 촬영 후 실신 상태에 이르렀을 정도.

   
▲ 이제훈/영화 '박열' 스틸컷
이제훈이 이만큼 무모하게 보일 정도로 육체적인 고통을 감내한 것은 박열이란 인물의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자신이 전해야 하는 메시지를 조금 더 '날 것'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서였으며 이준익 감독은 그의 연기에 만족을 나타냈다.

그는 이 작품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연기의 틀을 깼다. 순수한 얼굴 너머 강렬하게 빛나는 박열의 눈동자는 관객들의 뇌리에 단단히 각인되며 박열이란 인물이 어떤 생각과 사상을 가졌는지 확실하게 전달했다. 데뷔 후 가장 파격적인 변신이자 모험인 이번 작품에서 이제훈이 어떤 열연을 펼쳤을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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