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절차 필요없다' 서면답변 했잖나"…위원장 질의에도 즉답 안해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당초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대해 견지했던 '국회 비준은 필요치 않다'는 입장에서 '단적으로 말할 수 없다'는 모호한 태도로 선회했다.

인사청문위원인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날 "사드 배치는 국회 비준이 필요없다고 (서면) 답변에서 말씀했는데, 그런가"라고 묻자 송영무 후보자는 "법률적으로나 규정에 의해서는…"이라고 말을 흐렸다.

정진석 의원은 "국방 관련 자문을 후보자가 대통령께 캠프 시절에도 여러 번 해주셨는데 정작 대통령의 인식은 대전 유세에서도 언급했듯 '사드 배치는 국회의 동의, 인준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다. 그렇게 추진하겠다'고 말을 했다"며 "이른바 안보관에 대한 후보자와 군 통수권자 간 간극이 매우 크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송 후보자는 이에 "절차적 투명성이라든지 국민이 이해하고 외교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갖자는 것"이라고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비호했다.

   
▲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위원들의 질의를 듣고 메모를 준비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앞서 송 후보자는 지난 26일 국방위원들에게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 사드에 관해 "탄도미사일 요격에 최적화된 무기 체계로 군사적 효용성이 있다"고 평가했으며, 배치를 위한 국회 비준동의에 대해서는 "주한미군 무기 배치는 이미 국회에서 비준동의한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근거로추진되며 별도의 조약 체결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점을 두고 정 의원은 "그게 아니다. 제가 물은 것에 '국회 비준 절차가 필요없다'고 답변을 제게 주지 않았느냐"라며 "근데 대통령의 인식은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하다는 건데, 후보자가 대통령의 인식을 바로잡아주실 수 있느냐"고 추궁했다.

송 후보자는 "만약 취임을 하게 된다면 그 문제에 대해서도 건의드리고 토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질의 시간을 초과해서도 송 후보자가 확답을 내놓지 않자, 바른정당 소속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정리해 달라"고 나서면서도 "그런데 여기는 지금 국방위다. 앞으로 사드에 관해서는 많은 문제가 또 제기될 수 있고 이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도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에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 아니면 필요없다고 생각하시나. 지금 심정을 좀 말씀해 달라"고 질문했다.

송 후보자는 "필요있다, 없다를 단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국회에서 토의와 질의 응답은 국민들께 다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즉답을 피했다.

김영우 위원장은 "원하는 확실한 답변은 아니다"고 짚은 뒤 "이건 나중에 또 질의하도록 하겠다"며 회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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