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는 특유의 겸손함을 드러내면서도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향한 의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 지역 언론 로체스터 디마크랫&크로니클은 1일(한국시간)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도전을 이어가는 한국인 슬러거 박병호'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병호와의 긴 인터뷰를 전했다.

이 매체는 "박병호는 2014년과 2015년, 2시즌 연속 50홈런을 넘긴 한국의 스타 플레이어다. 한국에서는 마이크 트라우트나 브라이스 하퍼만큼 인기가 있다"며 박병호의 어린 시절과 KBO리그에서 LG 트윈스, 상무, 넥센 히어로즈까지의 활약과 미국 진출 과정까지 상세하게 소개했다.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 팀인 로체스터에서 뛰고 있는 박병호는 인터뷰에서 '스타선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한국에서의 인기를 묻는 말에는 "식당에서 나를 알아보는 팬은 많지만, 그정도로 인기가 있는 건 아니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박병호는 올 시즌 아직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시즌 시작 전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고 스프링캠프에서 맹활약했지만, 개막 로스터 진입에 실패했고 마이너리그에서 부상까지 당하며 주춤했다.

미네소타가 박병호 영입에 쓴 돈은 총 2485만 달러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한 박병호에 1285만 달러를 적어낸 미네소타는 4년간 총액 1200만 달러에 박병호와 계약했다.

   
▲ 사진=미네소타 트윈스 홈페이지


박병호는 경기에 나서지 않아도 잔여 연봉을 보장받지만 전혀 느슨해지지 않는 태도다. 마이크 퀘이드 로체스터 감독은 "박병호의 장점은 성실함"이라며 "고액 연봉을 보장받았지만 훈련 태도는 변함이 없다"고 칭찬했다. 

다만 고액연봉자라는 타이틀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박병호는 "내가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서 팬들이 비판하셔도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농담하면서도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박병호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애를 먹으면서 62경기에서 타율 0.191(215타수 41안타) 12홈런 24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결국 7월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8월에 손등 수술을 받아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겨울 동안 절치부심했지만, 박병호는 올해 2월초 구단으로부터 '방출대기(Designated for assignment)' 조치되는 아픔을 겪었다.

박병호는 초청 선수 신분으로 참가한 시범경기 19경기에서 타율 0.353 6홈런 13타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빅리그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이 '3월의 광란'이라며 미네소타 구단을 비판한 이 결정에 대해 박병호는 "40인 로스터에 빠졌을 때 놀라지는 않았지만, 나 자신에게 실망하긴 했다"고 회상했다.
 
마이너리거 생활은 녹록치 않다. 하지만 박병호는 야구를 하는 것에 감사하며 도전을 이어간다.

이 매체는 "새로운 문화와 언어 장벽, 압박감 등이 박병호를 힘들게 한다"고 설명했다. 퀘이드 감독은 "박병호가 견디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박병호도 "메이저리그에서의 삶이 얼마나 좋은지 지난해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래서 마이너리그 생활이 쉽지 않다"고 수긍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마이너리그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이 곳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마이너리그 생활을 잘 견뎌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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