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오바마 정부가 한국과 중국 정부를 외환 시장에 필요 이상으로 개입하고 있는 국가로 지목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국제경제와 외환 정책에 대한 반기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는 2012년과 2013년 원화 가치 상승 기조를 제한하기 위해 환율 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장 개입 규모도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환시장 개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거시건전성 관리를 위한 원화 절상 억제보다는 금융 부문의 리스크 축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무질서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한국을 경상수지가 위기 이전보다 개선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로 꼽았다. 이 같은 배경에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국내 수요 부진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박근혜 정부는 지난 2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4.0%, 인구 70% 고용, 1인당 소득 4만 달러 등을 목표로 하는 경제 개혁 아젠다를 발표했다"며 "이를 위해서는 수출 의존도 축소와 더불어 서비스 부문 발전이 필요하고 여기에서 원화 절상은 중요한 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외환보유액과 선물환 포지션 증가가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환시 개입을 보여주고 있다"며 "거시건전성 관리를 위한 원화 절상 억제보다는 금융시장 리스크 축소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외환 정책이 좀 더 투명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최근의 위안화 약세 흐름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중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보다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외환보유고가 5097억 달러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다. 올해 1분기까지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8000억 달러로 집계되는 등 계속해서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쌓아둔 외화에 비해 위안화 가치가 지나치게 약세를 보이고 있고, 외환보유액이 늘어난 시기에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급락한 것은 환율을 움직인 증거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 재무부는 "중국 위안화 환율의 변화 추이를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위안화는 달러 대비 2.9% 하락했다. 위안화 가치가 단기에 이렇게 하락한 것은 2005년 환율 개혁 이후 처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환율 개입 과정은 아직 진행 중으로 보이며,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위안화 투기 세력을 막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으로부터의 자국 투자금 확대, 글로벌 경기 둔화, 경쟁력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 지원 등을 위해 위안화 절하를 유도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개입으로 보인다.

한편 미 재무부는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 대상국들의 정책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정도의 기준에는 도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