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은 16일 현지 당국과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나이지리아 과격 이슬람단체 보코하람이 동부 기숙학교를 기습해 여학생 200여 명을 납치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이 지역에서의 공격을 강화하고 있는 보코하람의 지도부가 지난달 중학교에서 여학생을 납치하겠다고 위협하는 동영상을 공개했었다.

보코하람은 지난 14일 밤 동부 보르노주(州) 치복에 있는 국립여자중학교를 습격해 기숙사에 자고 있던 여학생들을 납치했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보코하람은 학교를 경비하고 있는 군인들과 총격전을 벌인 뒤 자신들이 타고 온 트럭, 승합차, 버스에 여학생들을 태워 납치했다.

시 교육정부 관계자는 CNN에 "많은 여학생이 학교를 습격한 무장괴한들의 차량에 의해 납치됐다"며 “납치된 여학생이 정확히 몇 명인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겨우 탈출한 여학생이 납치된 여학생이 최소 200명이라고 전했다.

한 현지 주민은 CNN에 "보코하람이 당시 오후 9시께 학교를 습격해 학교에 상주하는 군인들과 총격전을 벌였으며 그 과정에서 군인 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현지 목격자들은 또한 보코하람이 여학생들을 납치해 도망치면서 시내 주택과 상점을 불태웠다고 전했다.

현지 군 대변인은 이번 여학생 납치 사건에 대해 나이지리아 국방부가 이후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면 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납치된 여학생 중 10여명이 겨우 탈출했다.

탈출한 익명의 여학생은 CNN에 탈출 당시를 설명하며 “괴한들이 식품과 휘발유 등을 실은 트럭, 버스, 승합차에 학생들을 강제로 태웠다”며 “괴한들이 숲 속에 우리를 태운 차량을 두고 떠난 다음 아무도 탈출하지 못하게 오토바이를 탄 괴한들이 차량 옆에서 같이 이동했었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이때 트럭 1대가 고장이 나 트럭에 타고 있던 여학생들이 다른 차에 옮겨 탔어야 했다며 이후 그 트럭에 화재가 났다고 말했다.

다른 차량이 또 고장 나자 괴한들이 차량을 고치려 한 사이 학생들 일부가 숲으로 도망쳤고 나중에 치복으로 오는 길을 찾아 돌아왔다.

보코하람은 북동부에 다른 학교에서도 치명적 공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를 이끄는 아부 바 카르 세카우가 지난달 23일 공개한 동영상에서 학교들을 공격해 여학생들을 납치하겠다고 위협했다.

지난달 초 보코하람의 공격이 강화되자 보르노 주정부는 중학교 85곳의 중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12만 명이 넘는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