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홀인원 걸'이 144번째 경기에서 드디어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6년만의 첫 승을 결정 짓는 순간 재미 교포 대니엘 강(25)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우승의 감격보다 2013년 암 투병중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 때문이었다.

대니엘 강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올림피아 필즈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17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두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3언더파로 우승컵을 안았다.

디펜딩 챔피언 브룩 헨더슨(캐나다)을 1타 차로 따돌리면서 LPGA 투어 데뷔 6년만에 첫 승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하며 약 6억의 우승상금도 획득했다.

   
▲ '홀인원 걸' 대니얼 강이 144번째 경기에서 드디어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대니엘 강은 3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올림피아 필즈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17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 두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3언더파로 우승컵을 안았다. /사진=다니엘 강 인스타그램

대니엘 강은 199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지만 네 살 때까지는 부산에서 살았다. 그래서 그는 부산사투리가 섞인 한국말을 곧잘한다. 어릴 땐 한국 이름은 강효림이었으며 7살 때 태권도 검은 띠를 딸 만큼 화끈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홀인원 걸'로 불리게 된 건 대니엘 강이 2014년엔 롯데챔피언십과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 블루베이 LPGA 등 한 해 홀인원을 세 번씩이나 하면서 붙여진 별명이다. 한 시즌 세 번의 홀인원 타이 기록이다.

2010년과 2011년 US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잇따라 정상에 올랐던 대니엘 강은 2012년 프로에 입문하면서면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고전을 거듭했다. US 여자 아마추어 대회 2연속 우승은 15년만에 프로 데뷔와 함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행운의 여신은 번번이 그녀를 외면했다.

대니엘 강이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 눈물을 보인 건 4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골프를 좋아했던 아버지의 권유로 열 두 살 때부터 골프채를 잡았다. US 여자 아마추어 대회 우승 땐 아버지가 직접 가방을 메고 캐디를 맡았다.

대니엘 강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오른손 손날에 한글로 '아빠'라는 문신을 새겼다. 우승 소감에서도 대니엘 강은 "경기 내내 아버지가 함께 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6년의 무관에서 벗어난 대니엘 강의 우승을 가장 기뻐할 사람은 곁에 없지만 언제나 마음속에 함께하는 그녀의 아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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