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우윤근 국회사무총장·전병헌 정무수석 내방…洪 '인사 발목잡기' 선그어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제1야당의 자유한국당 홍준표 신임 대표가 4일 취임 인사차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예방했다.

두 사람은 사법시험 24회(연수원 14기) 동기로 홍준표 대표는 검사를, 추미애 대표는 판사를 진로로 택했다가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날 여야 정당 대표로서 마주하게 됐다.

추 대표는 홍 대표에게 축하의 뜻을 전하며 "새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한국당 전대까지 기다렸다. 이제 한국당 체제가 완성되고 정치적 파트너가 정해졌기 때문에 앞으로 잘 이끌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고, 홍 대표는 이에 "여야 협조로 나라를 잘 좀 이끌어갔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추 대표는 홍 대표가 집권당 대표, 원내대표에 경남지사까지 경험했다고 소개한 뒤 "국익을 위한 좋은 파트너가 돼 달라. 저도 성심껏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홍 대표는 "덕담해주는 의미를 새겨듣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화는 길지 않았다. 추 대표는 "서로 협치를 국민 앞에 약속한다는 의미에서 팔짱 한 번 끼실까요"라고 청했고, 홍 대표는 "하자는 대로 하겠습니다"라고 이에 응해 팔짱을 꼈다.

이 과정에서 두 대표 간 어색함도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예방은 비공개 대화 없이 공개 회동 종료와 함께 마무리됐다.

   
▲ (왼쪽에서 세 번째와 네 번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 당대표실에 취임 인사 차 내방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를 맞아 환담을 나눈 뒤 다소 '어색한' 팔짱을 꼈다./사진=미디어펜


홍 대표는 추 대표 예방에 앞서서는 축하 인사를 위해 내방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과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을 맞았다.

전병헌 정무수석은 국회 대표실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한 뒤 인사청문회나 추가경정예산안,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양측은 서로 나눈 대화에 대해 엇갈린 해석을 냈다.

전 수석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추경도 큰 문제가 없다면 협조를 해야 한다는 것이 홍 대표의 기본 입장이다. 내각 구성도 부족하다 하더라도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부적절하지 않으냐는 취지로 홍 대표가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정부 조직개편이나 인선에 대해 '떼쓰기' 식 발목잡기는 하지 않겠지만 추경안을 비롯한 정책 모두에 협조키로 한 것은 아니라는 원칙을 밝혀뒀다.

그는 "부적절한 인사를 국민들이 알면 됐고, 그런 사람을 임명 강행하면 그건 정부 책임이다. 투표로 임명이 결정되면 우리가 막아야겠지만, 인사청문회 결과 부적격자인데도 불구하고 임명할 수 있는 게 현행 제도"라며 "과거 민주당에서 했던 떼쓰기 식은 내가 하지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부적절한 사람이 임명돼 펼치는 '정책'에 대해서는 우리가 동의할 수 없다"며 "추경도 마찬가지다. 공무원 증원은 절대 불가라고 했다. 국민세금으로 공공일자리 늘리는건 (국가부도가 난) 그리스로 가는 것이고 나라 망하는 것"이라며 "그것 외에는 추경 요건이 된다면 해주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의에 대해서도 "야당이 그걸 막는다는 건 별로 명분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협조를 하는 게 아니다"며 "자신들이 맡은 정부니까 자신들의 책임 하에서 일하겠다면 하되,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위배되거나 국가안보에 저해되는 건 우리가 당력을 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대여 협조를 약속했다는 취지의 전 수석의 언급에 관해서는 "자기 하고싶은 얘기만 하고 나왔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홍 대표와 우윤근 사무총장은 헌법 개정을 화두에 올렸다. 홍 대표는 우 사무총장에게 "개헌 문제 전공이니까 국민의 뜻을 담아서 개헌할 수 있게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고, 우 사무총장은 "개헌은 시대적 과제다. 여야가 협치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게 필요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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