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연비 좋고 이산화탄소 배출 적어
'환경파괴 주범'은 막연한 오해 풀어야
[미디어펜=최주영 기자]"디젤차 규제 정책을 자동차에만 국한시키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우리나라 굴뚝 산업인 화력발전이나 석유화학 공장 등에서 나오는 물질도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디젤차 만큼의 규제가 필요하다.“

   
▲ 장성택 BMW그룹코리아 상무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드라이빙센터 전시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MW그룹코리아 제공


장성택 BMW드라이빙센터 센터장(상무)은 디젤차량이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이 되고 있는 논란에 대해 "'디젤 엔진이 나쁘다'는 생각은 막연한 오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장 상무는 1986년 현대차에 입사후 1995년 BMW그룹코리아로 이직, 22년동안 국내 수입차 분야 최고 권위자로 평가 받는 수입차 명장이다. 그는 2014년부터 BMW드라이빙센터를 총괄하고 있다.

디젤 엔진의 최대 강점 '연비효율'

"독일은 디젤엔진 개발에 주력해 온 반면, 상대적으로 자동차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는 가솔린엔진 개발 비중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들은 디젤 엔진을 더 선호한다. 이는 디젤 엔진이 기술적으로나 효율적으로나 성능(연비)가 훨씬 더 좋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정책의 일환으로 경유차의 단계적 폐지를 선언했다. 불과 2010년까지만 해도 ‘클린디젤’ 정책을 앞세워 경유차 판매를 권장했지만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다. 장 상무는 이와 관련, 디젤엔진이 가솔린엔진 대비 환경적 유해성이 더 높지는 않다고 강조한다. 

장 상무는 “디젤 엔진은 현재 성능개량이 꽤 많이 진행된 상황인데 몇년전 아우디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태로 아직까지 디젤이 유해하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 기술적용 과정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고 모든 디젤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리는 것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독일에서는 가솔린직분사(GDI)엔진을 장착한 차량이 유로6를 만족하는 디젤차보다 더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또 수입차 업계에서는 물론, 한국 정부에서도 오염물질의 생성을 줄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장 상무는 “수입차들은 디젤 엔진 개량 등 기술개발에 힘쓰자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오염물질의 생성을 줄이기 위해 디젤 분진 필터(DPF),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등 탑재를 권유한 이후 '클린디젤'이라고 불릴만큼 성능이 개량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디젤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디젤 자동차는 오늘날 유럽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52%를 점유하며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디젤 엔진은 아직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장 상무는 "자동차 업체들이 기존 유로5 대신 유로6 기준을 적용한 모델을 내놓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로6이 적용되면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이 기존 유로5 때의 180㎎/㎞에서 80㎎/㎞로 등으로 허용 수치가 낮아지는 등 배출 기준이 크게 강화된다.

디젤차 아닌 굴뚝 산업 규제도 필요

그는 "정부가 지금은 디젤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고 있지만 흔히 '굴뚝 산업'으로 불리는 석탄화력발전이라던가 여러 크고 작은 사업장에서 나오는 유해물질 양도 상당하다"며 "'디젤 엔진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무조건적인 인식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 BM의 고성능 모델 M 라인업 /사진=BMW그룹코리아 제공


결국 현실적인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은 가솔린 엔진의 저 배기량화와 디젤 엔진의 개선으로 압축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자동차엔진의 성능에 관련된 '마력'과 '토크'라는 개념을 통해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 나갔다.

장 상무는 “마력은 시간당 일을 할 수 있는 능력, 토크는 차축을 돌리는 힘을 말한다“며 ”가솔린엔진은 부족한 토크를 보완할 필요가 있고, 디젤 엔진은 마력을 높이기 위한 여러 기술을 적용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디젤엔진 성능개량시 전망 밝아

그는 마력과 토크를 이봉주 선수와 장미란 선수에 대입하기도 했다. 장 상무는 “이봉주 선수가 2시간 10분동안 42.195km를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지만 무언가를 한 번에 들어올릴 수 있는 힘(토크)이 없고 장미란 선수는 130kg 이상의 무거운 역기를 한꺼번에 들어올릴 수 있지만 달리기(마력)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장 상무는 "아무리 BMW M의 마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2.5t 가량의 전봇대를 싣고 다니는 트레일러 만큼의 힘을 쓰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갈수록 높아지는 연비규제에 대비하기 위해 디젤 엔진의 개량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장 상무는 디젤 엔진은 새로운 기술 개발과 소형화를 거치며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고유가로 인한 효율적인 연비, 배기가스 규제 등 엔진에 대한 잣대가 점점 엄격해 지고 있는 가운데 '디젤차의 미래가 밝다'고 전망한 것이다. 

그는 '향후 디젤 엔진이 없어질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디젤 엔진의 개량을 통해 미래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며 "암울한 미래를 조망하는 의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발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디젤 엔진은 미래에도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