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중심, 탄두부 등 미확인…최대속력 마하21에 훨씬 미달"
"사드, 北 중단거리 미사일 대응 최선 방어무기"
[미디어펜=한기호 기자]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5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와 관련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확인된 바 없으며, 사정거리 요건만을 중심으로 한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ICBM의 최대속력에 훨씬 떨어지는 속도를 냈다는 점도 지적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에 대해서는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어용 무기라고 강조하면서도, ICBM에 최대 속력에 대항하기는 어렵다고 인정했다.

한민구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보고를 통해 "ICBM이라고 하려면 사거리, 재진입, 유도조정, 단 분리 등에서 성공해야 한다"며 "사거리는 7000~8000㎞로 평가했는데 나머지 재진입 기술 등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이 지나도 재진입 기술 성공 여부는 성공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우주로 날아갔다가 대기권에 재진입한 탄두부가 군사적 성능을 발휘했는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또한 "ICBM의 최고속도가 마하 21 이상이라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열과 압력이 엄청나다. 열은 7000℃ 이상을 견뎌야 한다"며 "북한이 ICBM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려면 최소 7000℃에서 견딜 수 있는 탄두부를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5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 출석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와 관련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확인된 바 없으며, 사정거리 요건만을 중심으로 한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ICBM의 최대속력에 훨씬 떨어지는 속도를 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 장관은 국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철희 의원이 앞서 언급된 3가지 요건 외에도 마하 21 이상의 속도를 내야 ICBM으로 분류되는데, 이번 미사일은 속도가 어떠냐고 물었을 때에는 "국방부 보고자료에는 없는데,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에는 제한되지만 마하 21보다는 훨씬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ICBM으로 단정하기 힘들고 초기라고 봐야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사거리를 중심으로 한 초기단계 시험 성공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사드에 관해서는 "사드는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 가운데 단거리, 준중거리 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을 갖고 있다"며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어용 무기"라고 설명했다.

이철희 의원이 '사드는 실전배치돼서 운용 중인가', '사드라는 무기체계가 ICBM을 막는 건 아니지 않냐'고 잇따라 물었을 때는 각각 "그렇다", "네"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현안보고에서 이정현 무소속 의원은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국방부와 군의 대응을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릴 것과 함께, 북한의 일방적인 비핵화 파기에 따라 전술핵 재배치 또는 자체 핵무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무장에 관해서는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도 "비핵화 선언을 1991년 하고 우리 대한민국만 착실한 학생처럼 지켜왔다"고 지적했다.

이종명 한국당 의원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킬체인, 대량응징보복(KMPR) 등 '한국형 3축체계' 중에서도 대북군사전략 차원에서 KMPR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북한 정권의 축출 또는 붕괴, 참수작전 등 공세적 국방정책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ICBM이라는 '투발 수단' 완성에 따라 6차 핵실험이 임박했을 것이라며 핵실험 징후를 묻는 질의도 나왔다. 한 장관은 "북한은 핵실험을 언제든 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그와 관해 특이하게 뭐가 임박했다는 징후를 식별한 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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