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위치한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묘소에 헌화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가토우 공원묘지를 찾아 묵념한 뒤 윤 선생 묘소에 하얀 원형 모양의 꽃다발을 헌화했다. 꽃다발 리본에는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 조국과 통영의 마음을 이곳에 남깁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경남 통영이 고향인 윤 선생은 유럽음악계에서 '동양과 서양의 음악을 결합시켜 표현한 최초의 작곡가'로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선생은 1967년 동백림(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수감됐고 석방 후 독일에 정착했다. 

김 여사는 윤 선생에 대해 "저도 음악을 전공해서 윤이상 선생의 음악을 잘 알고 있다"며 "음 파괴가 낯설긴하지만 작곡했던 선배들은 물론이고 저도 관심이 많았다. 학창 시절 음악 공부할 때 영감을 많이 주신 분"이라고 밝혔다.

윤 선생의 묘역에는 최근 동백나무 한 그루가 심겼다. 나무 앞에는 붉은 화강암으로 된 석판에 '대한민국 통영시의 동백나무 2017.7.5.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이란 금색 글자가 새겨졌다. 

   
▲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있는 윤이상 묘소를 찾아 식재된 동백나무를 보고 있다. 왼쪽은 박영희 교수 오른쪽은 발프 볼프강 슈파러 독일윤희상 협회 회장./사진=연합뉴스


김 여사는 동백나무 기념식수에 대해 "윤이상 선생이 생전 일본에서 배를 타고 통영 앞바다까지 오셨는데 정작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울었다"며 "그 분의 마음이 어땠을까, 무엇을 생각했을까 하면서 저도 통영에 가면 동백나무 꽃이 참 좋았는데, 고향의 동백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가져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다행히 검역도 통과된다고해서 이렇게 큰 나무를 심어도 되나 물어봤는데 된다고 해서 '아 선생님하고 저하고 뭔가 마음이 맞나'하면서 심었다"며 "선생의 마음도 풀리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아울러 "조국 독립과 민주화를 염원하던 윤 선생을 위해 고향인 통영의 동백나무를 전해 뜻을 기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발터 볼프강 슈파러 국제윤이상협회장과 박영희전 브레멘 음대교수, 피아니스트인 홀가 그로숍 등 윤 선생의 제자들이 함께 참석했다. 

그로숍은 "윤이상 선생님은 저희에게 음악뿐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해주셨다. 매우 훌륭한 (한국을 알린) 대사이셨다"고 말했다.

박씨는 "윤희상 재단이 고인의 생가를 2008년 매입했지만 예산 부족 등 이유로 기념관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제자들이 김 여사께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했고 김 여사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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