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野 사이에 낀 與, 추경·정부조직법도 부담 "정책 전문성까지 낮으면…"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송영무 국방부 장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에 관한 야3당의 반대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임명 강행시 '7월 임시국회가 물 건너간다'는 경고마저 나온 가운데, 여당에서도 청와대의 일보 후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특히 마찬가지로 야3당이 전면 거부 중인 추가경정예산(추경)안·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 등의 재개 조건 중 하나로 송영무·조대엽 후보자 지명 철회를 거론하고 있어 두 후보자의 거취가 한층 불안정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정우택 원내대표는 7일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 귀국 후 송·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느냐 여부가 분수령"이라며 "만약 임명 강행하면 7월 국회 원만한 운영은 어려울것이다. 야2당도 같은 입장"이라고 밝혀뒀다.

이어 "11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추경안이 상정되기는 전혀 불가능하다. 18일 본회의가 또 잡혀있지만 대통령이 귀국하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외) 신 부적격 나머지 두 분 임명을 강행하면 협치의 정신은 이미 없어진 것이고 7월 국회는 물 건너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여당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추경도 법적 요건이 되지 않고 내용도 문제가 있다는 데 변함없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태도는 잘못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도 송‧조 후보자 임명 강행시 "국회 운영에 일정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미 문준용 제보 조작 사건에 관한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국민의당은 전날(6일) 부로 국회 보이콧을 선언해 버려, 국회 정상화는 첩첩산중에 빠져버린 상황이다.

   
▲ 교섭단체 야3당이 (왼쪽부터) 송영무 국방부 장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 반대의 압박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야3당 압박 공조 활동도 감지되고 있다.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소속 국회 환경노동위원 일동은 이날 조 후보자의 ▲교수로서 한국여론방송 사외이사 겸직에 따른 사립학교법 위반 ▲'몰랐다'고 밝힌 등재 과정에서의 상법상 주식납입 가장죄 혐의 ▲보유주식에 대한 증여세 탈루 문제를 거듭 제기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전날 3당 간사 기자회견으로 조 후보자 임명 강행 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압박한 데 이어 위원단 전체가 나선 것이다. 여당에는 "자격 없는 후보자의 흠결을 덮는 데 급급해 보인다"며 "흠결이 차고 넘치는데도 일단 장관직에 앉히고 보자는 거라면 이는 민생을 위협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송 후보자에 대한 압박도 만만치 않다. 국민의당에서 김동철 원내대표는 국방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송 후보자 인선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진짜 문제가 있다"고 성토한 바 있다. 이상돈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만일 두 장관을 임명할 것 같으면 국회는 금년 가을까지 파행돼 아무 것도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사 논란과 함께 추경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라는 과제를 떠맡은 여당에서는 협상력 확보를 위해 야권에 일부 양보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 일환으로 윤리적으로 부적절한 것으로 보여지는 송·조 후보자는 청와대가 한발 물러서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청와대가 '한치의 양보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여당의 협상력과 함께 입지가 '쪼그라드는' 양상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한 매체에 "청와대가 '여지'를 줘야하는데 '이건 꼭 해야 된다'는 식으로 나오다 보니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야당을 찾아가 설득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줄 것도 없이 만나다보니 소득이 없다"고 토로했다.

본래 '주고 받아야' 협상의 여지가 있는데, 야당이 반대하는 인사 중 도덕성은 물론 정책 전문성까지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후보자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원내에서 나오고 있다. 두 후보자 모두 청문회 과정에서 도덕성 문제로 파상공세를 받았지만, 그 중 조 후보자의 경우 여권에서도 전문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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