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된 여객선에 승선했던 탑승객들 292명의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구조된 일부 생존자들의 입에서 "대피가 쉽지 않았다"는 공통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16일 오후 전남 목포한국병원으로 이송된 유모(59)씨는 "나는 3등실에 있었다. 배가 기울자 바닷물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며 "유리를 깨기 위해 소화기를 들고 던졌으나 깨지지 않았다. 결국 뒤쪽으로 돌와 나왔다"고 말했다.

   
▲ 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승객 447명과 승무원 24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돼 구조대원들이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뉴시스

또 "배가 기울기 전 '쿵' 하는 소리를 들었다. 컨테이너가 쏟아졌고 배가 45도 이상 기울어지면서 사람들이 반대쪽으로 쏠렸다. 우왕좌왕, 혼란의 상황이 계속됐다"며 "이 때 다친 사람이 많았다. 부딪치고 넘어지고 하는 것을 봤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운 선체 쪽으로 떨어진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이 소방 호스를 던져줬다"며 "하지만 남성들도 호스를 잡고 오르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미끄러졌다. 나도 올라오는데 10분 이상 걸렸다"며 "20여 분 만에 물이 찼다. 90도로 기울었을 때는 물에 잠긴 사람이 많았다”고 밝혔다.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강모씨는 "구명조끼 입은 사람들은 학생들 밖에 없었을 것이다. 17명의 친구들이 무사히 구조됐는지 모르겠다"며 울먹였다.

구조돼 치료를 받고 있는 송모(20)씨는 "여객선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위해 친구들과 탑승했다"며 "편의점은 배의 2층에 있었으며 사고 뒤 20여분 만에 2층까지 물이 찼다. 움직이면 위험하니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에도 불구하고 2층에서 사람들은 우왕좌왕했다"고 말했다.

또 "나는 물이 차오르는 도중 2층 식당의 창문 같은 구멍을 통해 빠져 나왔다"며 "이 과정에 허리가 껴 나오는데 힘 들었다. 물살에 휩쓸리기도 했다. 이러다 죽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사고 당시를 떠올렸다.

현재 중대본이 해경상황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날 오후 4시30분 기준으로 총 승객 459명 중 현재 164명 구조, 3명 사망, 292명이 실종된 상황이다. 사망자는 승무원 박지영(27·여)씨와 안산단원고등학교 2학년 정차웅(17)군, 신원미상의 남학생 등 총 3명으로 늘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진도 여객선, 사망 소식 안타깝다” “진도 여객선, 사망자 더 없었으면 좋겠다” “진도 여객선, 전원 구조돼야 하는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