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와의 첫 만남 시기 특검서 허위 진술
이유에 대한 즉답 피한 채 두루뭉술한 대답만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검찰에서 허위 자백을 했다고 밝혀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뇌물'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에 대한 제37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차관은 특검 수사 과정에서 허위로 진술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했다. 

허위 진술한 내용은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첫 만남 시기다. 

김 전 차관은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당시 “2014년 2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소개로 최 씨를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서는 최 씨와의 첫 대면이 그보다 앞선 2013년 10월 말께였다고 과거 진술을 번복했다. 

김 전 차관은 삼성측 변호인단이 당시 허위 진술을 했던 이유에 대해 묻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몇 번 정도 반복된 신문 끝에 재판부가 나섰다. 재판부는 김 전 차관에 “허위 진술을 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김 전 차관은 “김기춘과 최순실이 아는 관계로, 진술이 최 씨를 만난 것으로 되어 있어서 그랬다”고 알 수 없는 답변만 늘어놓았다. 

이에 재판부가 “사실을 말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냐”며 전후 관계를 따졌지만 김 전 차관은 이번에도 대답을 얼버무렸고, 재판부는 답답했는지 “이해는 잘 가지 않지만 일단 알겠다”며 상황을 정리했다.  

이날 재판에서 김 전 차관은 자신의 불리한 답변을 최대한 피하려는 듯 보였다. 

특검의 신문에는 차분한 태도로 대부분의 사실을 인정했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삼성측 변호인단의 신문에는 시종일관 격양된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중간중간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말을 더듬기까지 했다. 

한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구속 기소된 김 전 차관은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후원하도록 압력을 넣어 16억2800만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법원에 보석 신청을 청구했으나, 기각당했다. 

법원은 또 “지난해 9월 김 전 차관이 문체부 등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최 씨를 모른다고 위증한 혐의가 있다”며 지난달 8일 김 전 차관에 새로운 구속 영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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