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 사랑해" 학생들 마지막 순간 문자 '눈물'

16일 전남 진도해역에서 침몰한 세월호에 타고 있던 학생들이 사고 직후 부모와 친구들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가 국민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학생들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어머니와 친구들을 생각하며 혹시나 자신들의 마음을 끝내 알리지 못할까봐 "사랑한다"는 말을 남겼다.

   
▲ 전남 진도 해상에서 16일 오전 침몰한 여객선의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의 팽목항에 도착해 대답없는 바다만 바라보면서 실종자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사고 소식을 모르고 있던 어머니는 “왜...카톡을 안보나 했더니?...나도 사랑한다♥♥♥”고 하트를 날렸지만 아직까지 답이 없다.  

신모(18)양은 기우는 여객선 안에서 “친구들과 뭉쳐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고 아버지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에 아버지는 “가능하면 밖으로 나와”라고 했지만 신양은 “지금 복도에 애들이 다 있고 배가 너무 기울어 나갈 수 없다”는 말 밖에 하지 못했다.

급박하고 두려운 사고의 순간에 단원고 연극부 단체 카톡방에서는 서로 간의 의연한 우정을 나눴다.

한 학생은 사고 직후인 오전 9시 5분께 “우리 진짜 기울 것 같아. 애들아 진짜 내가 잘못한 거 있으면 다 용서해줘. 사랑한다...”고 카톡을 남겼다. 이 카톡방 다른 학생들도 “배가 정말로 기울 것 같다”, “연극부 사랑한다”고 메아리 없는 메시지를 남겼다.

‘웅기’라는 카톡 닉네임을 쓰는 한 탑승객은 “방안 기울기가 45도야. 데이터도 잘 안 터져. 근데 지금 막 해경왔대”라고 오전 9시25분께 형에게 카톡을 보냈다.

형은 곧바로 “구조대가 금방 오니까 우왕좌왕 당황하지 말고 정신 차리고 하라는 대로만 해. 데이터 터지면 형한테 다시 연락해”라고 날렸다. 형은 동생의 답신을 아직까지 수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짧은 휴대전화 통화를 끝으로 소식이 끊겨버린 자녀를 기다리는 학부모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 들어가고 있다.  

“구조대가 왔으니 끊겠다”는 통화가 마지막인 여학생의 어머니는 진도 팽목항에서 구조 소식을 기다리며 “바다가 이렇게 찬데…. 어떻게 살아요”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 여객선 침몰 사고의 구조자 수를 발표하면서 하루 종일 우왕좌왕하면서 사고를 당한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깊은 슬픔과 분노를 남겼다.

280여 명의 대형 인명 참사를 키운 ‘인재’(人災)의 원인과 늦장 구조체계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