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접수 1시간 전 통신 두절 등 이상 징후 보여.."제대로 대처했더라면"

전남 진도 해상에서 16일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는 신고 1시간여 전 통신이 두절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작업도 관계 당국이 이상 기미를 감지한지 1시간여 만에 이뤄졌다.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병풍도 북쪽 20㎞ 해상에서 침몰하고 있다는 최초 신고는 이날 오전 8시52분32초에 전남소방본부에 접수됐다.

   
▲ 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승객 447명과 승무원 24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돼 구조대원들이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뉴시스


전남소방본부는 학생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배가 침몰중"이라는 내용의 신고전화를 걸어왔다고 설명했다. 또 1분28초 뒤인 오전 8시54분 목포해경에 이 같은 사실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고자나 내용이 불명확해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다가 6분 뒤인 오전 8시58분께 목포해경 상황실로 정식 신고가 들어왔다.

해경은 선장 등 여객선 관계자들의 신고전화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중" 이라며 더 이상의 내용을 확인해 주지 않았다.

대신 배가 일정 각도 이상 기울면 'EPIRB'(자동조난발신기)가 작동, 해경이나 어업무선국 등에 신호가 전파된다고 밝혔다.

해경은 신고 접수를 받고 이날 오전 9시10분께 구조본부를 가동했다.

그러나 세월호는 이 시각보다 1시간여 전에 이미 관계당국과 연락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해경은 이날 오전 8시10분께 안산단원고교로 전화해 "오전 8시 입항 예정인 여객선이 도착하지 않고 있다. 여객선과의 연락도 두절됐다"고 했다는 게 단원고 측의 설명이다.

해경과 통화한 이 학교 교사는 "단순히 선박과 연락이 안되는 것으로만 판단했다"며 인솔 교사의 전화번호만 해경에 넘겼다. 이후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여객선의 침몰 사실은 여객선에 탑승한 이 학교 강민규 교감이 이날 오전 8시50분과 55분께 두 차례 학교로 전화하면서 전해졌다. 강 교감은 "배가 침수되고 있다"고 알렸다.

강 교감이 학교에 있던 김진명 교장에게 직접 보고한 것은 그로부터 20여 분 뒤인 이날 오전 9시16분께. 김 교장이 이런 상황을 14분뒤인 이날 오전 9시30분에서야 교육청에 보고했다.

이 때문에 선박의 신고와 학교 등의 대응이 빨랐더라면 구조작업이 좀 더 일찍 이뤄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 관계자는 "설마 침몰 사고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침몰 현장에서 해경 등의 수색활동을 돕던 세월호 선장은 오후 11시40분 현재 목포해경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해경은 선장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