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한국 경제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 침체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를 발표해 "수출 증가세, 소비심리 개선 등 회복 신호가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서비스업 생산이 조정을 받는 등 내수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최근의 경기 회복세가 올해 성장률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추가경정예산안 통과가 늦어질 경우 성장률 제고 효과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내용도 함께 실렸다.

지난 6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3.7% 증가한 514억 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까지 수출은 143억 달러로 1년 전보다 38.5% 늘었다. 이달 초 수출은 호주 등에 대형선박이 인도되면서 일시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월말로 갈수록 증가폭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5월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 중심으로 전달보다 1.8% 증가하며 4월 –3.9%에서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건설투자는 민간 주택건설이 4개월 연속 증가하다가 조정을 받으면서 1.6% 줄었다.

6개월 연속 증가한 서비스업 생산은 5월 도소매업 부진으로 0.3% 떨어졌다. 5월 소매판매는 스마트폰 신제품 효과 약화 등으로 통신기기를 중심으로 줄어들어 전달보다 0.9% 줄었다. 6월 소비 속보지표를 보면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는 1년 전보다 14.8% 감소했다.

카드 국내 승인액은 5.6% 증가해 전달(1.9%)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카드 승인액 증가율은 올해 1∼3월까지 두 자릿수를 보이다가 4월 3.8%로 꺾인 뒤 좀처럼 회복이 늦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4월을 기점으로 신용카드사들이 법인세 등 국세 카드 납부 서비스를 축소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인관광객 수는 64.8%나 감소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조치가 계속되면서 중국인관광객 수는 3월 이후 매달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환욱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수출투자 중심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성장률 개선 여지는 있다고 보이지만 내수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추경이 빨리 통과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