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가까스로 구조된 서희근(54) 씨는 마지막까지 30명에 달하는 학생과 여성들의 구조를 도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감동하고 있다.

서 씨는 지난 1979년 9월 해병에 입대한 해병대 383기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 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돼 구조대원들이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뉴시스

서 씨의 설명에 따르면 배는 16일 8시부터 이상 징후를 보였고 객실에서 나와 상황을 살펴봤지만 정확하게는 파악할 수는 없었다. 그 후 20여 분이 지나자 갑자기 배는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다.

침몰을 직감한 서 씨는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먼저 아이들과 여성 등을 구하기 위해 해경과 함께 구조작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서 씨는 불과 10분만에 해경과 함께 학생 30명을 구조했지만 순식간에 진입로로 물이 차올라 더 이상 아이들을 구조할 수 없었다. 아직도 아이들을 생각하면 죄책감부터 든다며 슬퍼했다.

서 씨는 "지금도 차디찬 바닷물에 갇혀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내가 아이들을 더 구해야 했었는데…"라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또 서 씨는 "선장이 가장 먼저 나왔다는 보도를 접하고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원망스러웠다"며 "손주같은 아이들을 생각했다면 또 적극적으로 사고를 수습했다면 이런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세월호 선장에 대해 비난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58분께 진도군 조도면 병풍동 북쪽 1.8마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647톤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수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이 여객선에는 수학여행에 나선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320여명과 교사 10여명, 승무원과 일반 승객 등 475명이 탑승했다. 단원고 학생들은 15일 오후 9시께 인천항에서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나 이튿날 낮 12시께 제주도 여객터미널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사고 당시 세월호에는 475명이 탑승하고 있었고 이 중 9명이 숨지고 179여 명이 구조됐으며 나머지 287여 명에 대해서는 수색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세월호 구조 도운 서희근 씨, 정말 멋있는 사람이다” “세월호 구조, 죄책감이라니…당신은 영웅입니다” “세월호 구조, 30명이라니…너무 감동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