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소액주주 숏리스트 3곳 모두 반대…구조조정 등 우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SK증권 매각에 대한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 3곳이 결정된 가운데 노조와 소액주주들이 거부의사를 밝히고 있어 SK증권 매각이 난항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 또한 좀처럼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고, 하이투자증권은 새롭게 비공개 매각에 나섰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형 3개 증권사가 매물로 나와 여의도 증권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SK증권의 경우 지난달 큐캐피탈파트너스, 호반건설, 케이프투자증권 세 곳을 숏리스트로 선정하는 데까지 진도가 나갔다.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SK증권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며 시장의 관심을 증명했다.

   
▲ 사진=연합뉴스


암초는 의외로 SK증권 내부에서 나왔다. 노조가 세곳의 인수후보군 모두에 대해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SK증권 노조는 지난 6일 SK그룹 본사 앞에서 매각 규탄 집회를 열고 “졸속매각 중단해야 한다”며 “인수후보군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숏리스트 3개사 중 누가 인수를 한다 해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인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지적되는 큐캐피탈파트너스의 경우 아예 구조조정으로 출발한 전문기업인 것은 사실이다. 노조 측 관계자는 “호반건설의 경우 금융업과 괴리된 회사라는 점, 케이프투자증권의 경우 노동자 처우 문제 등에서 문제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증권의 소액주주들까지 나서면서 SK증권 매각 난항은 가중되고 있다. 오는 15~16일 양일간 매각 반대 집회를 갖는 소액주주들은 최태원 회장이 SK증권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K증권의 경우 소액주주 비율이 높은 편이라 이들의 집단행동은 SK증권의 매각 향방과 속도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매각도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는 LS네트웍스와 우선협상대상자인 아프로서비스그룹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LS네트웍스는 매각가를 약 4700억원으로 제시한 반면 아프로그룹 측이 제시한 인수가는 3000억원대 중반으로 알려져 매각은 잠정보류 상태가 돼버렸다. 

매각 지연은 LS네트웍스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줬다. 한국신용평가는 LS네트웍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조정했다. 강신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매각 잠정 보류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지연이 영향을 줬다”면서 “매각에 따라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현금흐름 대비 차입금 규모가 당분간 과중한 수준으로 계속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들 양사의 매각이 미궁에 빠진 가운데 하이투자증권은 ‘비공개 매각’에 나서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작년 한 차례 매각 무산에서 교훈을 얻은 모회사 현대중공업그룹은 작년에 불렀던 매각가 1조원을 대폭 낮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전환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현대 측이 하이투자증권 매각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라면서 “매각가가 기존 1조원에서 5000억~6000억원 수준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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