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13일만 USTR서 재협상 발표…논의내용 공개·적극대응 촉구"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자유한국당은 13일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 추진하는 데 대해 "(이명박 정부) 당시 FTA 협상이 우리 국익에 맞는 것이었다고 입증된 셈이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여권에 날을 세웠다.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부 때 한미FTA 비준안 통과를 두고 민주당이 이를 '을사늑약'에 비유하며 홍준표 대표를 '매국노'라며 재협상을 공언했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후 한미 FTA 재협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제기됐음에도 문재인 정부는 파문 축소에만 급급했다"며 "한미 정상회담 공동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에 대한 불만을 공개 표명했고, 회담 후 FTA를 재협상하기로 했다고 사라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이 밝혔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공동선언문에 그런 문장은 없다'며 FTA 재협상 가능성을 부인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미국은 정상회담 13일 뒤 한미FTA 개정 협상을 위한 특별위원회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이 '재협상'이란 용어 대신 협정 조문상 용어인 '개정 및 수정'을 사용하고, 이를 위한 '후속협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밝혔으나 이는 불필요한 언어유희"라고 일축했다.

   
▲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13일 오전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통상 현안에 대한 시급성이나 문제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있는지 의구심조차 들게 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지금의 여권이 당초 집권기였던 노무현 정부에서 최초로 한미FTA를 타결하고, 야당이었던 이명박 정부 시절 비준에 극력 반대하다가 문재인 대통령 재집권 후 FTA 재협상 가능성을 애써 외면하는 등 일관성 없는 행태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강효상 대변인은 "외교 전문가들은 이미 한미FTA 재협상 첫 단추가 꿰어졌으며 재협상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협정문 제22조 4항에는 일방이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소집 요구를 하면 상대방이 원칙적으로 30일 이내 FTA 공동위 개최에 응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 후 13일 만에 미 무역대표부(USTR)가 재협상을 발표했다. 도대체 정상회담에서 실제로 무슨 논의가 있었는지 정부는 자세히 밝혀야 한다"며 "또한 정부는 지금이라도 한미 FTA의 재협상의 시급성과 심각성을 깨닫고 소극적 태도를 버리고 적극 대응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FTA 재협상에서 국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과 외교적 역량을 집중해주기 바란다"며 "특히 한미FTA의 호혜적인 효과를 미국 조야에 잘 홍보하고 국내 민간기업들과도 체계적인 대응·협력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촉구하며, 국회 차원에서도 대응팀을 만들어 한미FTA를 전면적으로 검토·평가해 전략을 모색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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