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보다는 특기실적 중심으로 평가
종합전형까지 염두에 둔 준비전략 필요
거인의어깨 김형일소장의 입시칼럼 ‘입시톡톡(入試TalkTalk) - 지난 주부터 경찰대와 사관학교로 대표되는 특수대학을 시작으로 각 대학별 본격적으로 세분화된 입시 지원전략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하반기 두 번째 순서로 각 대학의 특기자전형의 지원전략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올해 2018학년도 입시전략 수립에 많은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 김형일 거인의어깨 소장
새 정부가 영어, 수학, 과학 특기자 전형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선언한 이후 특기자전형은 위기에 몰렸다. 해당 공약이 실천된다면 2020학년도·2021학년도부터 특기자전형 자체가 폐지될 수도 있다. 하지만 특기자전형 본래의 취지를 살려 인재를 발굴하자는 대학의 요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2018학년도 수시전형에서 특기자전형으로 선발하는 대학들을 간략히 살펴보며 그 지원전략을 알아보자.

특기자전형의 특징
 
특기자전형은 어학, 과학, 문학, 체육,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교시절 취득한 특기, 실적을 중심으로 지원자를 평가한다. 수시에서는 주로 서류평가와 면접·실기고사 등을 실시하고, 정시에서는 주로 수능 성적과 분야별 실기고사 성적을 합쳐 선발한다. 예체능을 제외한 학생들이 주로 도전하는 외국어특기자와 과학특기자전형도 이와 동일하다.

특기자전형은 선발대학과 규모가 꾸준히 감소되는 추세에 있다. 특목고 출신자들이 희망하는 진학대학의 범위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선발전형으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이 첫번째 원인이다. 특목고 출신자들의 지원이 상위권 일부 대학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상당수의 대학은 선발방식이 유사한 학생부종합전형에 특기자전형을 흡수시킨 것이다. 

스펙 중심으로 지원자를 평가했던 입학사정관제 도입 초기에 이러한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학생부종합전형 중심의 평가 재편으로 특기자전형은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듯했다. 이때 정부의 특기자전형 축소 방침도 시행됐다. 특기자전형은 공인어학성적, 올림피아드 등 사교육 요소가 상당수 포함돼있어 축소·폐지되는 움직임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2017학년도 입시때 예체능을 제외하고 어학특기자전형을 개설한 대학교로는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이화여대, 경희대, 한국외대, 동국대, 국민대, 아주대, 성신여대, 광운대, 동덕여대, 삼육대, 서경대가 있다. 서울지역 과학특기자전형을 개설한 대학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이화여대가 있다. 어학특기자의 경우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를 제외하고 대부분 어문학, 국제학부와 같은 특기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학과만 선발하고, 과학특기자 선발 대학은 자연계열 대부분의 학과에서 일부만 선발했다. 

그러나 올해 입시에서는 성균관대가 소프트웨어와 예체능만 남기고 다른 특기자전형을 모두 없애는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특기자전형이 감소되는 추세이지만 연세대와 고려대 등에서는 모집 인원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주요 대학의 선발 인원을 살펴보면 경희대 실기우수자-글로벌(영어) 전형은 작년보다 30명이 감소한 40명을 설발하고, 고려대 특기자(인문) 전형은 작년 국제인재전형 대비 102명이 감소한 188명을 선발한다. 국민대 특기자-어학전형에서는 작년 대비 7명 감소한 56명을, 동국대 특기자-어학전형은 작년 대비 30명이 감소한 33명을, 그리고 한국외대 외국어특기자전형에서는 작년 대비 13명이 감소한 87명을 선발한다.

수학·과학특기자의 경우, 고려대 특기자(자연)전형은 작년 과학인재전형과 비교해서 237명(43명 감소)을 선발하며, 서강대 알바트로스 창의전형은 41명(165명 감소)을, 이화여대 과학특기자전형 작년 대비 3명이 줄어든 54명을 선발한다. 광운대 글로벌인재(24명), 서강대 알바트로스특기자(외국어)(61명), 아주대 글로벌우수인재(39명), 외국어특기자(22명), 과학우수인재(112명) 전형은 올해부터 폐지된다.

특기자전형은 선발인원이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해당 분야에 특기가 있는 학생이라면 여전히 도전해 볼 만한 전형이다. 상위권 대학들은 학생부종합전형과 유사한 서류 종합평가를 실시하기 때문에 종합전형과 병행할 수도 있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서류평가에서 학업능력이 차지하는 부분이 적어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에게 비교적 유리하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비해 경쟁률이 낮다는 점도 장점이다. 반면 서류준비가 까다롭다는 점은 특기자전형의 최대 단점이다. 

종합전형은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주로 교내활동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지만, 특기자전형은 교내외를 가리지 않고 실적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기 때문에 별도의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면접도 영어지문이나 수학문제 등을 활용하여 특기에 대한 실력을 증명하기 때문에 까다로울 수 있다.

특기자전형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전략적인 준비를 통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전형이기도 하다. 학생부종합전형과 병행해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찾아보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한 일이다. 아래의 내용을 통해 특기자전형을 자세히 살펴보자.

어학특기자전형의 특징과 준비전략

어학특기자전형은 일반적으로 공인어학성적을 중심으로 면접이나 해당 언어의 에세이 시험 성적으로 합격자를 선정한다. 주요대학 이외의 대부분의 대학은 이러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국제계열 등 선발학과가 제한적이고 모집인원도 많지 않지만 대부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교과 성적도 반영하지 않아 고득점의 공인어학성적 만으로도 합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학에 특기가 있는 많은 학생들이 도전하는 전형이다. 

토익(TOEIC)은 비교적 단기간에도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고득점을 취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도 한번쯤 도전을 생각해 볼만한 전형이다. 중하위권 대학의 어학특기자전형은 지원 자격 이상을 상회하는 고득점의 공인어학성적 취득을 우선적인 목표로 삼고 준비해 나간다면 큰 무리 없이 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상위권 대학에서는 어학특기자전형 고득점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공인성적만으로는 합격을 기대할 수 없다. 변별력을 가늠하고자 별도의 서류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더불어 논술, 에세이, 면접 등의 평가를 추가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어학특기자전형중 서류평가를 진행하는 대표적인 대학으로는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경희대가 있다. 이들 대학은 공인어학점수를 통해 지원자의 어학능력을 평가(연세대 제외)하는 것과 더불어 학교생활기록부를 통해 지원자의 전반적인 학업능력과 학교생활의 충실한 참여, 전공과 연계된 활동내역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서류평가를 실시하는 상위권 대학 중심의 어학특기자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평가에 활용되는 서류가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추천서 등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 서류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부종합전형과 특기자전형의 평가 서류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바로 교외 실적의 활용 측면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제출서류에 ‘교과와 관련된 교외 수상’과 ‘공인어학성적’을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 2015학년도부터는 위 두 가지 사항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할 경우 0점 처리하고 있다. 반면 어학특기자전형을 포함한 각 대학이 실시하는 특기자전형의 경우, 대학의 독자적인 기준에 의해 실시되는 전형이므로 제출 서류에 대한 제약이 없다. 특기자전형은 제출서류 중 ‘증빙서류 목록표’로 대표되는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증빙서류 목록표’를 활용하여 지원자는 제출을 희망하는 실적을 교내외 구분 없이 기록하고 증거자료로 첨부 가능하다.

따라서 교내·외 실적의 비중에 따라 학생부종합전형과 특기자전형의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판단해 볼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대학이 위 두 전형에 대한 중복지원을 허용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교내 실적에 비해 교외 수상과 같은 실적이 우수한 수험생들은 특기자전형을 선택하는 것이 더욱 유리할 것이다. 반면 교외 실적 보다 교내 실적이 우수하고 내신에 강점이 있는 수험생들은 학생부종합전형에 비중을 두고 지원전략을 설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상위권 대학 수시 전형의 대부분은 논술전형을 제외하면 서류평가전형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미리부터 특기형 인지, 학생부종합형 인지를 구분하기 보다는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관리 및 비교과 관리, 교내외 다양한 체험 및 대회 참가, 봉사, 리더십 등 활동이 중요하다. 

내신 취득이 어려운 특목고 및 전국단위 자사고에 재학 중인 수험생들도 서울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상당수 대학의 특기자전형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흡수되었다는 점을 감안하여, 평소 내신 성적 관리가 어렵더라도 내신 성적 추세가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도록 노력하자.

과학특기자전형의 특징과 준비전략

과학특기자전형이 영재고 및 과학고 출신자들의 전유물인 것으로 착각하는 수험생들이 있다.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특기자전형을 실시하는 모든 대학은 일반고 출신자들에게도 지원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 영재고, 과학고 출신자들이 최상위권 일부 대학의 진학만을 목표로 지원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봤을 때, 상대적으로 최상위권을 제외한 대학들은 의학계열 및 일부 특성화학과를 제외하면 일반고 출신자들도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

전형방법은 앞서 설명한 학생부종합전형이나 어학특기자전형과 동일하게 서류종합평가 중심이다. 평가 서류도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증빙서류 목록표로 동일하다. 준비전략 역시 학생부종합전형과 동일하기에 병행 준비를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만 과학특기자전형은 서류평가 이후 수학 및 과학에 대한 지식을 측정하는 면접이나 논술고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평소 수학·과학 교과 학습에 충실히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 일반 고교에서도 과학 동아리가 활성화되고 있고, 과학중점고교가 증가되는 추세다.

아울러 각 협회와 기관에서 과학관련 행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과 실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이전보다 수월해졌다. 자연계열을 선택한 수험생들은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여 특기자전형에 적극적으로 대비해 볼 것을 추천한다.

소프트웨어 교육 관심 증대 'SW특기자전형'

본 칼럼에서도 몇 번 언급한 바 있는 SW특기자전형은 사회 전반적으로 높아져가는 소프트웨어 관련 직종의 위상과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관심 증대, 그리고 정부 시책에 따라서 몇몇 대학을 중심으로 SW특기자전형을 신설해서 학생을 선발한다. 한양대(서울)은 소프트웨어인재전형을 통해 13명을 선발하고, 아주대 SW특기자전형은 14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과학인재전형은 60명, 숭실대 SW특기자전형은 21명, 동국대(서울) 특기자-SW전형 14명, 그리고 국민대가 특기자-소프트웨어전형을 통해서 10명을 선발한다.

주요 대학들의 SW특기자전형은 대부분 1단계에서 서류전형을 통해서 일정 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면접을 통해서 최종 모집 인원을 선발한다. 하지만 성균관대는 서류 100%로 대학별고사 없이 선발하며, 동국대(서울)는 학생부 40%, 실기 60%를 일괄합산후 선발한다.

특기자전형 2단계 면접 당락 좌우

대부분의 특기자전형은 단계별 전형을 통해서 1단계에서는 서류심사를 통해서 일정 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면접을 실시하여 모집 인원을 선발한다. 

1단계 서류평가 성적은 2단계에서도 대부분 높은 비중을 차지하므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제출 서류와 지원 자격 등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또한 동덕여대 등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수능 성적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제출 서류와 대학별고사 준비 등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만큼 해당 분야의 입상실적이 있다 하더라도 보다 신중히 판단하여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