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한국낭자 아홉번째…최혜진 2위 유소연·허미정 공동 3위 선두권 싹쓸이
[미디어펜=석명 기자]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극적인 역전승으로 LPGA 데뷔 첫 승을 메이저대회 타이틀로 장식했다.

박성현은 17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파72, 6천732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 여자오픈(총상금 5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5언더파(버디 6개, 보기 1개)를 쳤다.

이로써 박성현은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9언더파의 2위 최혜진(18·학산여고·아마추어)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대회 우승상금은 90만달러(약 10억2000만원)이다.

박성현은 LPGA투어 데뷔 첫 우승을 매우 감격적으로 장식했다. 지난해 초청선수로 출전한 LPGA투어 7개 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며 올해 풀시드권을 따낸 박성현은 이번 대회 전까지 출전한 13개 대회에서 준우승 한 번 포함 '톱5'에 4차례에 이름을 올렸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데뷔 후 14번째 출전만에, 메이저대회를 통해 첫 우승을 신고한 박성현은 지난해 US 오픈대회 마지막 홀에서의 실수로 공동 3위에 머물렀던 아쉬움도 말끔히 털어냈다.

   
▲ 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US 여자오픈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LPGA 데뷔 첫 승을 메이저대회 타이틀로 장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선수가 US 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 박성현이 9번째다. 지난 1998년 '맨발 투혼' 박세리를 시작으로 2005년 김주연, 2008년과 2013년 박인비, 2009년 지은희, 2011년 유소연, 2012년 최나연, 2015년 전인지가 우승컵을 안았다.

박성현의 이번 우승으로 한국 낭자들은 올 시즌 9승째를 합작하게 됐다. 한국은 2승을 올린 유소연을 비롯해 장하나, 양희영, 박인비, 이미림, 김세영, 김인경, 박성현이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전날 3라운드까지 선두 펑산산(중국)에 3타 뒤진 단독 4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박성현은 3라운드 5언더파의 상승세를 타고 이날도 맹렬한 기세로 타수를 줄여나갔다.

박성현은 2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낚은 뒤 5번홀(파4)과 8번홀(파5)에서도 잇따라 버디를 잡아냈다. 전반 마지막 홀인 9번홀(파4)에서는 보기를 범해 잠시 주춤하기도 했다.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던 펑산산과 최혜진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박성현이 기어이 따라잡기에 성공했다. 박성현은 12번홀(파4) 버디를 잡은 데 이어 15번홀(파5)에서도 버디에 성공하며 최혜진과 공동선두로 나섰다. 박성현의 맹추격이 의식됐는지 펑산산은 샷감이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이어 최혜진이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보기를 기록했고, 펑산산은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박성현은 17번홀(파4)에서 날린 세컨드샷을 홀컵 1.5m에 붙여 찬스를 잡은 뒤 결국 버디로 마무리해 2타 차 선두로 뛰쳐나갔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었다. 박성현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이 그린을 벗어나 잠시 긴장해야 했다. 그러나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어프로치샷으로 홀컵 근처에 공을 붙였고, 파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펑산산은 사흘 내내 선두를 달렸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3오버파로 고개를 떨구며 우승 트로피를 박성현에게 양보해야 했다. 펑산산은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이정은(21·토니모리),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와 함께 공동 5위로 우울하게 대회를 마쳤다.

아마추어로는 역대 두번째이자 50년만에 US 여자오픈 제패를 노렸던 최혜진은 잘 싸웠지만 막판 아쉬움도 남겼다.

최혜진은 중반까지 펑산산과 공동선두를 달렸고, 박성현의 추격으로 15번홀에서는 박성현과 공동선두를 이뤘다. 막판 버티기만 잘 하면 우승 대업도 노려볼 수 있었지만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는 뼈아픈 실수를 범하면서 더블보기로 무너졌다. 최혜진은 마지막 홀 버디로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쳐 아쉬움을 달랬다.

세계랭킹 1위 유소연은 최종합계 7언더파로 허미정과 공동 3위에 올랐다. 한국은 이번 대회 1, 2, 3위를 석권하는 등 '톱10'에 8명이나 포진하는 맹위를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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