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발견된 사망자 신원확인 과정에서 혼선으로 유족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세월호 탑승인원 475명 중 사망자는 9명, 실종자는 288명, 생존자는 178명으로 파악됐다.

해경이 밝힌 사망자 명단은 단원고 교사 남윤철(36)씨·최혜정(25·여)씨, 단원고 2학년 학생 박영인(16)군·정차웅(17)군·권오천(17)군·임경빈(17)군·박성빈(17·여)양, 승무원 박지영(22·여)씨, 행사요원 김기웅(28)씨 등이다.

   
▲ 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승객 447명과 승무원 24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돼 구조대원들이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뉴시스

그러나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단원고 박성빈 양의 아버지는 딸의 시신이 안치된 목포 중앙병원을 방문해 시신을 보고 “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양의 아버지는 “성빈이는 얼굴을 보면 귀가 잘 보이는 상”이라며 “얼굴은 (딸과) 비슷한데 눈매, 엄지손가락, 귀, 머리카락, 키 등을 보니 성빈이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양의 어머니 역시 시신 사진을 본 후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해경은 뒤늦게 유전자 검사를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병원 측도 시신이 박양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 3시55분께 목포 한국병원에서도 사망자 명단에 오른 단원고 학생 박영인(16)군의 가족이 “다른 사람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 군의 가족들은 “영인이의 중학교 학생증이 시신의 발목에 붙어있었지만 다른 사람이었다”며 “지갑에 보관하던 학생증이 어떻게 다른 사람의 발목에 붙어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어 “영인이는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배 부위에 수술 자국이 있지만 시신은 장발에 수술 자국도 없고 얼굴 생김새도 다르다”며 “사망자 신원 확인에 혼선이 발생하고 있어 유족들이 피눈물을 쏟고 있지만 어디다 하소연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경과 병원 측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해경 관계자는 “병원 측 검안 관계자의 의견을 토대로 사망자 신원을 특정했는데 가족이 아니라고 주장해 난감하다”며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오전 8시58분께 진도군 조도면 병풍동 북쪽 1.8마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647톤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수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이 여객선에는 수학여행에 나선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320여명과 교사 10여명, 승무원과 일반 승객 등 475명이 탑승했다. 단원고 학생들은 15일 오후 9시께 인천항에서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나 이튿날 낮 12시께 제주도 여객터미널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사고 당시 세월호에는 475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중 9명이 숨지고 179명이 구조됐다. 나머지 287명에 대해서는 수색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세월호 생존자 구조, 사망자 신원 확인 왜 그렇게 틀릴까” “세월호 생존자 구조, 사망자들 소식 들으면 정말 안타깝다” “세월호 생존자 구조, 실종 학생 부모들은 가슴이 미어질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