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관훈 기자]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재건축 연한(30년)을 채운 노후 아파트 재건축 기대감에다 광운대역세권 개발 등의 호재가 아파트값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매매와 전세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아파트를 대상으로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17일 KB국민은행 부동산통계에 따르면 노원구 아파트값은 지난 6월 이후 말 그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첫주(5일 기준) 0.34% 오른 것을 시작으로 둘째주 0.58%,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가장 적었던 7월 첫째주(0.05%)에도 0.27% 올랐다. 지난주 역시 0.33% 오르며 이웃인 도봉구(0.34%)에 상승률 2위에 올랐다.

6월 초 이후 6주만에 상승률이 무려 2.4%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단연 1위다. 같은 기간 노원구 외에 2%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강동(2.35%)과 성동구(2.31%) 뿐이었다.

   


서울 아파트값이 '6·19 부동산대책'이 나온 이후 관망분위기가 이어지며 상승폭이 축소됐던 것과는 달리 노원구 일대만 유독 상승폭이 컸던 것이다.

이 같은 노원구 일대 아파트값 상승세는 '광운대역세권 개발 사업'이 발표된 이후 뚜렷한 더욱 뚜렷하다.

서울시가 지난달 8일 발표한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물류시설과 민자역사를 포함한 24만2000㎡ 규모의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 일대를 주거·상업시설로 개발하는 대형 개발사업이다. 

광운대역세권은 도시철도 6·7호선, 경원선과 경춘선의 교차부에 위치하며, 경기도 군포와 의정부를 잇는 수도권GTX(광역급행철도) C노선이 경유할 가능성도 높은 곳이다.

여기에 지난 2월 발표된 '창동·상계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도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 곳은 사업부지만 98만㎡에 달하고 총사업비도 약 2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그동안 노원구 일대는 이렇다할 호재가 없어 아파트값 역시 저평가된 측면이 없지 않던 곳. 하지만 역세권 개발계획이 나오면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주택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상계동에 있는 G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상계주공 3단지 공급면적 84㎡의 경우 지난 봄만 하더라도 4억600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5억2000만원을 넘나든다"며 "월계동 시영아파트도 6000만원 이상 올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재건축을 위해 이주를 진행 중인 상계주공8단지는 한 달간 2000만원 이상 올랐다. 전용면적 47㎡는 지난해 말부터 올 5월 말까지 5개월 동안 보합세를 보이며 3억3000만원 선에 거래됐으나 최근들어서는 3억6000만원을 호가한다. 31㎡도 4월 2억4500만~2억5000만원 수준에서 2억8500만~2억9000만원으로 뛰었다.

부동산114의 시세조사에 따르면 노원구 아파트값은 올초까지만 해도 3.3㎡당 1200만원대 중반이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1300만원을 넘어섰다.

높은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도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매수심리를 끌어당기고 있다.

6월 기준 노워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74.8%로 서울 평균(72.4%)보다 훨씬 높다. 그 만큼 전세를 찌고 아파트를 사는 갭투자가 쉽다는 의미이다.

월계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노원구 일대가 강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싸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서울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과 개발 호재 등에 이끌려 갭투자를 하는 투자자들도 최근 들어 꽤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대형 개발사업이 경우 일정이 예상보다 훨씬 늦어질 수 있고, 노원구 일대 재건축은 용적률 등의 문제로 현재 상황에서는 수익성이 어느 정도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투자에 앞서 사업 가시화나 진척 속도, 재건축 사업 수익성 등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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