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차장급 직원의 200억원대 횡령 배임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사정 당국은 이날 하성용 KAI 대표의 횡령 의혹 등 KAI 방산비위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가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개발 사업과 관련해 차장급 직원 S씨가 KAI 외주용역을 친인척 회사에 몰아주고 직접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인사운영팀 소속으로 외부 용역 계약을 담당하던 S씨는 2007년∼2014년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과 경공격기 FA-50 등의 개발을 맡는 외부 용역 회사를 선정하는 업무를 담당했는데, 그는 2007년 처남 명의로 설계용역업체를 차리고 이 회사에 총 247억원어치의 용역을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 지난 2015년 10월 감사원 감사결과 하성용(우측) KAI 사장의 비위가 발견돼 수사의뢰 됐고,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수사를 해왔다./사진=(좌)연합뉴스,(우)한국항공우주산업(KAI) 제공

검찰은 용역비 지급점검 업무를 S씨가 담당해 수년에 걸친 부정지급 사실이 탄로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이 회사가 KAI에서 용역비 247억원을 받아 직원들에게 129억원만 지급하고 118억원을 따로 챙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 잠적 상태인 S씨가 차명계좌를 통해 20여억원을 직접 받아 챙긴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S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하성용 현 대표 등 고위경영진의 관련 묵인·방조 여부, S씨가 회사 '윗선'에게 이익을 상납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검찰은 S씨의 범행기간 동안 하 대표가 당시 경영관리본부장 및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직한 것을 확인해, 이에 대한 하 대표의 관여 정황도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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