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콘텐츠, ICT 기업의 플랫폼 기반 신사업 강력한 경쟁력 작용 예상
[미디어펜=홍샛별 기자]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한류를 등에 업고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뛰어난 기술 경쟁력에 비해 해외 시장에서의 미흡했던 성과를 한류 콘텐츠로 극복해 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17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계열사 지분에 교차 투자하며 제휴 관계를 맺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네이버가 YG엔터테인먼트(YG)에 1000억원을 쏟아 부으며 YG의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카카오도 지난해 3월 로엔엔터테인먼트(로엔)를 1조9000억원에 사들였다. 

ICT기업들은 최근 개방과 공유를 새로운 가치로 내세우며 ICT 생태계 조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K텔레콤이 SM과 동행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특히 SM과의 이번 제휴는 ICT와 콘텐츠 분야 최강자가 서로 힘을 합쳤다는데 의미가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초 취임사에서 "혼자서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고 "다양한 사업자들과의 제휴를 통한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교차 투자라는 이번 '빅딜'로 SK텔레콤의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비서 '누구'에 엑소, 동방신기 등 SM 소속 한류 스타의 목소리가 담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또, 자회사 아이리버의 아스텔앤컨 이어폰 및 헤드셋에 '엑소' 등 한류 스타의 로고 등이 새겨진 특화 제품을 기획하고, 해당 스타들이 제품을 직접 착용하는 등의 마케팅 방법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국내 1위 포털 네이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유투브, 넷플릭스 등 해외 ICT기업의 국내 시장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YG의 손을 잡았다. 이미 전 세계적 인기를 모은 한류 스타 콘텐츠를 단숨에 끌어안음으로써 독자적 경쟁력을 확보 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네이버는 투자 단행 당시 스타 개인방송 플랫폼인 '브이 라이브' 등을 통해 YG의 제작 콘텐츠를 유통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브이 라이브는 스타들의 개인 방송에서 한걸음 나아가 쇼케이스, K-뷰티, 웹 드라마 등 더욱 다채로운 콘텐츠를 전 세계 팬들에 소개하며 한류 콘텐츠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카카오는 일찌감치 콘텐츠 확보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3월 국내 1위 음원 서비스 '멜론'의 운영사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것. 로엔은 음원 서비스뿐 아니라 K팝 스타의 인터뷰, 공연 등을 다룬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아이유가 카카오톡 게임 채널 '게임별'과 대형 모바일게임 '음양사 for 카카오'의 모델로 선정된 것도 카카오와 로엔이 한 배를 탄 것과 무관하지 않다. 로엔은 가수 아이유, 아이돌그룹 멜로디데이 등의 소속사이기도 하다. 

업계는 ICT업계와 엔터사의 동행이 앞으로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류 콘텐츠가 ICT 기업들이 지향하는 플랫폼 기반 신사업에 강력한 경쟁력이 되어 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급력이 상당한 한류 콘텐츠에 IT기술 및 기기가 결합한다면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상품과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다"며 "각자의 사업 인프라를 공유함으로써 시너지는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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