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랭킹 12위, 득점 부문 4위...신인왕 예약
'이종범의 아들'로서가 아니라 실력으로 '슈퍼루키 바람'
[미디어펜=석명 기자] 볼수록 '신인 맞아?'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넥센 히어로즈의 슈퍼루키 이정후(19)가 후반기에도 질주를 멈추지 않을 태세다.

이정후는 18일 열린 2017 프로야구 후반기 개막전 KIA와의 경기서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후반기 출발을 산뜻하게 한 셈이다.

이정후의 18일 현재 타격 성적을 보자. 타율 3할2푼9리(319타수 105안타)에 홈런은 2개를 쳤고 31타점을 올렸다. 득점은 66개나 된다.

타율은 서건창(0.350)에 이어 팀내 2위이고 전체 랭킹에서도 12위에 올라 있다. 타율 13위가 LG 박용택(0.328)이고, KIA 나지완(15위), 한화 정근우(17위), KIA 버나디나(18위), 두산 민병헌(19위) 등 쟁쟁한 선수들의 이름이 이정후 아래에 위치해 있다.

66득점은 전체 4위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 후반기 들어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는 '슈퍼루키' 이정후(넥센). /사진=넥센 히어로즈


이제 후반기가 막 시작된 시점이지만 이정후는 올 시즌 신인왕을 사실상 예약했다. 이정후를 능가하는 신인이 보이지 않는다. 이정후는 중고 신인도 아니고, 순수 고졸 신인이다.

신인왕 타이틀이 누구에게 돌아갈까 하는 궁금증이 사라진 대신, 이정후가 도대체 어느 정도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칠 것인지가 오히려 더 관심사다.

이정후는 이변이 없는 한 역대 신인 데뷔 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이전까지 신인 첫 시즌 최다안타는 서용빈이 기록한 157안타였다. 

단순한 비교는 어렵다. 현재 팀당 경기수는 144경기로 서용빈이 신인이었던 1994년의 126경기보다 많다. 이정후가 126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의 안타수를 보면 확실하게 우열을 가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대졸 신인이었던 서용빈과 달리 이정후는 아직 약관에도 이르지 못한 고졸 신인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프로 입단 당시부터 이정후는 다른 어떤 신인보다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가 '바람의 아들'이자 '종범신'으로 불린 이종범(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이기 때문이었다.

신인이면서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초반 꾸준히 출전할 때만 해도 이정후는 아버지의 후광 덕을 보는 것처렴 여겨졌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이정후는 '누구의 아들'이 아닌 그냥 이정후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계에는 이런저런 악재가 많다. 그나마 샛별 이정후가 불러 일으킨 '신선한 바람' 덕에 야구팬들은 조금은 짜증을 덜고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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