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네이버 사실무근 법적 대응 밝혀…결정적 한방없는 재판 국면전환용 의혹
삼성그룹이 포털 네이버의 기사노출에까지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제기는 타당한가?

진보신문이 19일 사설을 통해 삼성 미래전략실이 이재용 부회장 기사와 관련해서 네이버 다음 포털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특검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신문보도는 특검주변에서 입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져 있다. 특검측 자료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민감한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예컨대 특검이 압수한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의 문자메시지가 나온다. 2015년 5월 15일 오후 "지금은 네이버와 다음에서 기사들이 모두 내려갔다. 포털쪽에 부탁해뒀다"는 문자를 근거로 들었다.

신문은 이날은 이부회장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된 날이라고 주장했다. 삼성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공익재단을 활용한다는 비판이 나온 날이었다고 게재했다.

해당언론은 이번 사설을 통해 삼성이 포털사이트의 메인사이트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짙다고 했다. 삼성공화국이란 말을 떠올리게 만든다고 했다. 포털의 공정성에도 의심이 가게 만든다고 했다. 마치 삼성이 포털의 기사노출까지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오인하게 만든다.

   
▲ 한겨레신문이 19일 사설을 통해 삼성 미래전략실이 이재용 부회장 기사와 관련해서 네이버 다음 포털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특검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네이버는 투명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며 한겨레를 상대로 언론중재위 제소와 민형사 소송 등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삼성과 네이버 다음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네이버측은 이 신문보도가 "핵심가치로 지켜오는 플랫폼의 투명성을 훼손시켰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네이버는 이어 "해당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네이버는 조만간 한겨레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키로 했다. 언론중재위 제소와 민형사 소송 등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네이버는 강한 톤으로 신문보도를 반박했다. 의혹이 제기된 2015년 5월 15일 기사들은 네이버 모바일 메인에 7시간32분간 노출됐다고 강조했다. 1분단위 기사배열이력이 공개되고 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정황만으로 의혹을 제기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반박했다. 

다음카카오도 해당기사 2건을 7시간 51분동안 뉴스 첫 화면에 배치했다면서 지극히 정상적인 기사배열 원칙을 지켰다고  주장했다.

포털로선 뉴스배열과 공정성문제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것 자체가 중대한 위기요소다. 포털은 엄격한 알고리즘에 따라 기사배열과 노출이 이뤄진다는 점을 들고 있다. 정치권에선 선거를 앞두고 진보와 보수입장에서 포털의 자의적인 편집 의혹을 제기해왔다. 포털은 정치권의 근거없는 의혹제기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 언론의 의혹 제기는 밝혀져야 한다. 근거없는 의혹제기인지,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것인지 규명돼야 한다.

문제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 재판과 관련해 모종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검이 이부회장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한방이나 스모킹건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범죄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차고 넘친다는 초기 특검의 호언장담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증인들이 특검주장을 부인하는 증언들을 잇따라 하고 있다. 이대로가면 8월 결심공판에서 특검이 불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적지않다. 박영수특검 이후 특검불패가도에 비상등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 삼성 미래전략실이 이재용 부회장 기사와 관련해서 네이버 다음 포털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특검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고 주장한 한겨레 신문 19일자 1면. /사진=한겨레신문 캡처

진보언론이 보도한 장전사장의 문자메시지는 특검주변에서 흘러나오지 않고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내용이다. 삼성을 불편하게 하는 루머들이 확산되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우호매체와 불편한 매체에 대한 광고협찬을 차등화한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어떤 곳에서 흘리는지 심증은 가지만, 물증은 없다.   

삼성은 이 부회장 구속이후 언론사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감축했다. 통상 총수가 구속되거나 재판을 받을 경우 재벌들은 언론사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게 관례였다. 삼성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특검측에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고 있는 셈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이부회장 재판의 특검측 증인으로 출석한 것도 이례적이다. 김상조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고 했다. 특검의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이다. 청와대가 최근 잇따라 삼성과 관련한 문건이라며 생중계하듯 공개하는 것도 석연찮다.

청와대 특검 진보언론 등이 이 부회장 재판과 관련해 모종의 역할분담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론이 재계에서 거론된다.

언론이 이 부회장 재판에 개입하려는 것으로 비치는 것은 신중했으면 한다. 여론재판에 영향을 주려 한다면 심각한 역풍을 초래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그룹총수 재판이 증거나 공판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여론재판으로 흘러간다면 국가적 비극이다.

반재벌 정서에 기대 민중재판으로 몰아가는 것은 국격의 문제다. 재판부가 여론이나 외압에서 벗어나 양심과 법에 따라 판결하느냐가 사법부 신뢰회복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