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그것(데이트 폭력)도 중독인 것 같아요. 담배 피듯이 술 먹듯이. 담배도 마찬가지로 처음 시작 안하면 평생 안필 수 있는데, 폭력도 한번 안하면 계속 안할 수 있는데 한번하기 시작하면 중독이 되는 것 같아요."- 인천 데이트폭력 가해자(PD 수첩 1067회 2016.01.12. 방송).

지난해 4월 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죽음을 부르는 데이트, 연령·계층·경제수준·인종을 막론하고 날로 지능적이고 흉포화 되고 있는 데이트 폭력을 다뤘다. 이제 데이트 폭력은 때와 장소를 불문 살해 후 암매장, 승용차 위협, 휘발유 뿌리기, 염산 테러 등 수법도 악랄해지고 완전 범죄로 위장하기도 한다.

데이트 폭력(dating abuse)이란 서로 교제하는 미혼의 동반자 사이에서, 둘 중 한 명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폭력의 위협 또는 실행이다. 동반자 중 한쪽이 폭력을 이용해 다른 한 쪽에 대한 권력적 통제 우위를 유지할 때도 데이트 폭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트 폭력은 성폭행, 성희롱, 협박, 물리적 폭력, 언어폭력, 정신적 폭력, 사회적 매장, 스토킹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 죽음 부르는 데이트 폭력.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데이트폭력으로 입건된 사람은 2011년 6775명, 2012년 7076명, 2013년 6598명이며, 심지어 연인에게 살해된 사람도 2011년 47명, 2012년 47명, 2013년 49명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따르면 지난 해 데이트 폭력 발생건수가 7000건을 넘어섰다. 하루 20건에 육박한다. 범죄 특성상 보폭을 두려워하거나 남녀 관계라 알리고 싶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실제 피해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1월 포항의 한 상점 앞에서 전 여자 친구의 승용차를 3-4회 들이받은 40대 남성. 같은 달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는 이별을 통보한 동거녀의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살해 시도. 여자 친구를 상습폭행하다 끝내 살해 후 시멘트 암매장한 후 8개월만에 자수한 남자친구, 인천 한 원룸 가에서는 헤어진 전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의 집에 침입해 인질극을 벌이면서 경찰 특공대까지 투입한 사건, 의학전문대학원생의 여자친구에 대한 염산테러 등 숱하다.

데이트 폭력의 위험성은 점점 범죄로 치닫고 있지만 아직 '사랑 싸움'쯤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19일 현재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데이트 폭력'이 오르면서 그 실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정폭력 등과 달리 데이트 폭력은 격리조치, 피해자 보호 등을 할 수 있는 관련 법안조차 없다. 지난해 2월 '데이트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을 발의했지만 19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 통과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최선은 아니지만 데이트 폭력이나 이별 범죄 예방법은 없을까? 정답은 아니지만 들을만한 조언이기에 소개해 본다.

첫째, 나만 바라보라는 식의 헌신적 사랑 요구는 위험하다.

둘째,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확인하는 등 상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집착하는 애인 조심하라.

세번째, 때리는 습관은 못 고친다니 폭력을 습관적으로 행사하는 사람과는 빨리 헤어지는 게 상책이다.

네번째, 헤어질 땐 잘 헤어져야 한다. 일방적 이별 통보와 연락 두절은 상대의 집착과 폭력성을 키울 수 있다.

다섯째, 사후대책을 위해 폭력이나 협박의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폭력이나 폭언은 물적 증거를 남겨야 도움을 받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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