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넥스 시장이 개장 4년을 맞고 있지만, 최근의 국내 증시 랠리가 무색하게도 코넥스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기 위한 ‘정류장’으로 소모되는 한편 신규기업 입성은 점차 줄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넥스 시장이 이번 달로 개장 4주년을 맞고 있다. 2013년 7월 1일부로 개장된 코넥스(KONEX)는 성장잠재력이 높음에도 기존 코스피(KOSPI)나 코스닥(KOSDAQ)에 상장하기에는 다소 규모가 작은 중소‧벤처기업들을 위해 개설됐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철학을 상징하는 과감한 시도로 평가받기도 했다.

   
▲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개장 4년이 지난 지금 코넥스의 현주소는 그다지 찬란하지 못하다. 신규상장 기업 수가 점차 줄어들고, 그나마 있던 기업들도 코스닥으로 이사(이전상장)한 케이스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코넥스 신규상장 기업은 13개사다. 이는 전년 동기 20개사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수치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개장 첫해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숫자이기도 하다.

시장의 ‘활기’를 의미하는 거래형성률(전체 상장사 중에서 하루 동안 거래가 이뤄진 상장사 비율) 역시 2016년 73.3%, 2017년 1분기 75.1%, 2분기 76.9%로 지지부진하다. 매매회전율(주식을 얼마나 자주 매매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 또한 작년에는 평균 12.6%를 기록한 반면 올해 1‧2분기는 10%에도 못 미치고 있다.

코넥스의 침체는 연일 신기록 경신중인 코스피와 나름대로 고군분투 중인 코스닥의 모습과 대조돼 더욱 부각되고 있다. 시장 자체의 분위기가 침체되자 코넥스 상장사들은 서둘러 코스닥으로의 이전을 추진하고, 신규상장을 하려는 기업은 점차 줄고 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 기업 수는 2014년 6개사에서 작년 11개사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현재도 무려 8개사가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선뜻 코넥스로 신규상장하려는 기업은 많지 않다. 

새 정부 들어 ‘100대 국정과제’가 발표돼 나랏일 전반에 대한 청사진이 공개됐지만 코넥스에 대해서는 특별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넥스의 경우 개장 당시에도 과연 꼭 필요한 것인지 논쟁적인 부분이 있었다”면서 “거래 침체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 역할을 하는 만큼 투자자들과 거래중개자(증권사)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해 침체된 거래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