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정부 정책조정수석실 기획비서관실서 보수 논객·단체 지원 문건 발견"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가 각 수석실 전수조사를 벌여 이전 정부의 문건을 발견해 공개하고 있는 가운데 20일 현재 국정상황실에서 보수 논객 및 청년 육성과 보수단체 지원 대책 등이 담긴 문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지난 14일 민정비서관실, 17일 정무수석실에서 박근혜 정부의 문건을 다량 발견한 이후 현재 민정·총무비서관실에서 일제 점검을 실시한 결과 국정상황실과 안보실 등에서 다량의 이전 정부 문건이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오늘은 국정상황실에서 발견된 문건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다”며 “이전 정부에서는 정책조정수석실의 기획비서관실로 사용됐던 이곳에서 2014년 3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작성한 문건이 다량 발견돼 지금까지 504개의 문건이 분류됐다”고 말했다.

이날 박 대변인은 “새로 발견된 문건들은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아니라 일반기록물이라 판단했고, 이 문건들의 내용이 위법의 소지가 있는 지시를 담고 있다고 봤다”며 발견된 문건 가운데 몇 가지 제목과 개요를 밝혔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2015년 4월부터 6월 국정환경 진단 및 운영 기조’ 문건에는 보수논객 육성 프로그램 활성화 등 홍보역량 강화, 보수단체 재정 확충 지원대책, 상대적으로 취약한 청년과 해외 보수세력 육성방안 등이 담겨 있다.

2015년 7월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결과’ 문건에는 신생 청년 보수단체들에 대한 관련기금 지원을 적극 검토하는 것이 있다. 이에 대해 박 대변인은 “특정 이념 확산 방안을 청와대가 직접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합병안에 대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향’ 문건과 ‘해외 헤지펀드에 대한 국내기업의 경영권 방어 대책 검토’, ‘경영권 방어장치 도입 주장에 대한 쟁점 및 정부 입장 점검’ 문건도 공개됐다. 

박 대변인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개입할 것인지, 정부가 개입한다면 의결권 방향은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관한 것과 해외 헤지펀드의 공격적 경영권 간섭에 대해서는 국민연금 등을 적극 활용하되, 정부가 대기업을 지원하는 것처럼 보여지지 않도록 위원 구성을 신중하게 하고, 관계부처는 한목소리로 대응해야 한다는 표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부처 현안 관련 정책 참고’ 문건에는 “카카오톡의 # 검색 기능과 관련해 좌편향적인 자동연관 검색어 논란이 있으니 (다음카카오에) 카카오톡 ‘자동연관 검색어’를 개선토록 주문하는 것이 있고, ‘포털 뉴스서비스의 사회적 책임강화 방안’ 문건에는 언론사로서의 위상 부여 여부와 포털의 수익환류 제도화 추진 검토와 같은 것도 있다”고 했다.

   
▲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이 7월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 자료를 캐비넷에서 발견했다고 밝히며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로 보이는 문건"이라고 공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시와 관련된 문건도 포함됐다. 박 대변인은 “‘중앙정부-서울시간 갈등 쟁점 점검 및 대응방안’ 문건에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대해 정부가 무조건 반대한다는 프레임이 작동하지 않도록 하면서 서울시 계획의 부당성을 알려나가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서울시 청년 수당 지급 계획 관련 논란 검토’ 문건에는 서울시가 청년수당 지급을 강행하면 지방교부세 감액 등 불이익 조치를 하라는 것으로 볼 때 청와대가 직접 서울시에 대한 조치를 강구한 것이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공동육아 협동조합, 누리과정 예산 등과 관련된 문건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변인은 “이 문건들은 분류와 분석 작업을 마치는 대로 특검에 관련 사본을 제출할 예정이며, 원본은 대통령기록관에 이관 조치할 예정”이라며 “새로 발견된 문건의 개요를 일부 공개한 것은 발견된 문건들이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아니라 일반기록물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지정기록물은 특별히 보고가 필요한 기록물에 한해 보호기간을 정해 대통령 임기 종료 전에 대통령기록관에 이관한 기록물을 말한다”면서 “최근 청와대가 발견하고 있는 문건들은 일반기록물에 해당하고, 비밀 분류 도장이 찍혀있지도 않아 비밀문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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