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바른정당 지도부가 전날(19일)부터 1박2일간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에서 민생행보를 선보였다.  전날 대구를 찾은 데 이어 20일 영천·안동 지역 유림을 만나는 등 경북지역 일대를 돌았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전날 청와대 오찬을 마치고 대구로 내려와 주호영 원내대표, 유승민 의원 등과 함께 시민들이 밀집한 동성로와 두류공원을 잇달아 찾아 당 홍보에 열을 올렸다. 대한노인회 대구시지부와 보훈회관을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고 두류야구장에서 열린 2017 대구치맥페스티벌에도 참석했다.

이는 '바른정당 주인찾기' 행사의 일환으로, 입당 설명회 등을 갖기 위해 이달 22일 경기 수원·27일 호남지역을 각각 찾을 예정인 가운데 대구·경북을 첫 방문지로 선택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성으로 덧씌워진 '배신자' 프레임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아서다. 당의 사활이 걸린 내년 지방선거 때 자유한국당과의 보수 적통 경쟁에서 이기려면 TK 표심이 절실하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다만 TK에서는 일부 살벌한 민심이 표출됐다. 당 지도부가 TK 1박2일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바른정당을 원색적으로 비판하는 팻말을 들고 "배신자"라고 아우성치는 주민들이 따라다녀 험악한 광경을 수차례 연출하기도 했다.

   
▲ 이혜훈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바른정당 지도부가 20일 경북 영천에서 지역 유림들과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사진=바른정당 제공


이런 상황에서도 이 대표는 경북도당 위원장인 권오을 최고위원의 협력으로 이날 영천 유림과의 간담회, 안동지역 유림 간담회, 안동직능단체 간담회를 잇따라 여는 등 강행군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보수야당이 청와대의 잘못된 인사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강경화, 송영무 등 건건이 다 반대를 하며 뜻을 같이했다"면서 "대통령이 독주하는 상황인 데다 작년 총선에서 보수가 표를 부족하게 받은 게 지금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 대표는 정병국, 김영우, 정운천, 강길부 의원 등과 오후 5시께 구미시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도 방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정당이지만 그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 공적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메시지를 보수 민심에 피력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당 지도부는 문재인 정부 집권 직후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 계획을 번복한 우정사업본부를 겨냥 '권력 눈치 보기'라고 비판한 바 있고, 대구시당(위원장 주호영)은 "자기들 이념 논리에 빠진 비열한 작태"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거명해 "(발행하라고) 일갈하시라"고 요구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