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출산휴가 5→10일 확대…기초연구 예산 2.5조로 증액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전날에 이어 이틀째 열리는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한 연구·개발기반 혁신 등 국가성장동력 △저출산 대책 △사회서비스 확충 및 전달체계 개선 △도시재생 재정체계 구축 등에 대해 관련 부처 장관이 발표하고 토론했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의 사회로 진행된 제1세션에서 유영민 미래부 장관이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R&D 기반 혁신성장 전략’, 백운규 산업통상부 장관이 ‘고부가가치 창출 미래형 신산업 발굴 육성’,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미래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혁신 방향과 전략’에 대해 발제하고 토론이 이어졌다.

4차 산업혁명 토론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재정전략회의지만 4차 산업혁명을 키우는데 돈이 안 드는 방법이 있다”면서 “규제를 얼마나 풀어주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R&D 비중도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4차 산업혁명에 관해 좋은 이야기들을 하시는데 GDP 대비 ICT 투자 비중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 결과 4차 산업혁명의 정책 방향은 ‘R&D 기반 혁신성장 전략은 과도한 정부 주도의 R&D 지원에서 연구자 중심의 R&D 지원을 강화하는 것으로 설정됐다.

이를 위해 △창의적·도전적 연구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자 주도형 기초연구예산을 2017년 1조2600억원에서 2022년까지 2조5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자율성 강화 및 행정부담 완화를 위해 과제 선정, 지원, 평가, 보상 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R&D의 전략성 강화를 위해서는 △협업·동시 추진 플랫폼을 제시하고 △일자리와 연계된 R&D를 추진하며 △R&D 예비타당성 조사를 기재부에서 미래부로 이관하는 등 R&D 예산 배분 전문성을 강화할 것이 보고됐다.

제2세션은 김수현 사회수석의 사회로 권덕철 복지부 차관이 ‘저출산 극복을 위한 재정전략 패러다임의 전환’,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경력단절 예방 및 재취업 지원 방안’에 대해 발제하고 토론했다.

회의에서 김수현 사회수석은 “2006년도의 1차 저출산 기본계획과 2016년의 3차 계획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다”며 “돈의 문제가 아니라 전 부처가 전체 자원을 쏟아 부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력단절 여성들의 재취업은 대부분 공무원이나 대기업 중심이고, 정작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은 저출산과 경력단절 예방 대책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지넉했다.

이어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독박육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성평등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높아지는데 아빠들의 육아휴직이 잘 안 되고 있다.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의식의 변화가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덕철 복지부 차관은 “제도 개선에도 한계가 있다. 앞으로 패러다임의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출산과 양육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고 성평등, 교육개혁 등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출산이 36만명 수준인데, 이를 40만명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아동에게 투자해야 하고, 아동 학대근절과 보호 대책도 필요하다. 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다니다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이런 돌봄이 단절된다. 돌봄을 어떻게 확대할지 중요하고, 근본적으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고용노동부가 경력단절 예방 대책을 발표했는데 한계가 있다. 출산이나 육아가 경력단절의 사유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근본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은 “양육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를 정비 중이다. 배우자 출산휴가를 5일에서 10일로 늘릴는 것을 검토 중이고, 복귀자 지원 제도, 육아휴직 수당이 월급의 40% 수준인데 첫 3개월의 경우 80%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아빠들의 육아휴직 수당도 자녀의 숫자 조건 없이 인상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은 20~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새 정부의 100대 국정운영 과제를 재정 측면에서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2017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했다./사진=청와대 제공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회의에서는 “저출산 대책과 관련해 20~30년을 내다보는 근본적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과 출산율의 근본적 회복 도모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며 “출산과 양육의 국가책임 강화를 위해 보편적 아동투자 확대 및 국가책임돌봄 실현을 통한 기초 인프라 확충과 고용안정, 주거 공공성, 일 생활의 균형, 성평등 사회, 교육개혁과 같은 근본적 구조 개혁을 통한 대책들이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2017년 36만명 수준의 출생아 수를 45만명대로 회복하기 위해 재정투자와 연계한 인구절벽 극복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가족 지출 규모를 GDP 대비1.1%에서 약 1.3%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한 재정 패러다임 전환도 함께 논의됐다.

재정전략회의에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종합 대책도 좋지만 문제는 시간인데, 사랑하고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없다” 며 “노동 시간을 과감하게 단축시켜야 일자리도 늘고, 가족 공동체도 살릴 수 있다. 5년 후에는 여름휴가를 한 달 사용하는 그런 대한민국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2002년도 대통령선거 직후에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저에게 민정수석비서관을 맡아 달라고 말씀하시기 위해서 만난 자리에서 정작 민정수석실이, 민정수석비서관이 어떤 일을 한다는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고 저출산 관련 말씀만 하셨다”고 회고하고, “모든 국가적 노력을 다해야 할 상황이라고 본다. 청년 고용문제,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결국 저출산의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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