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네 민박' 직원으로 진솔한 일상 모습 공개해 호응
먼저 비슷한 길 걸은 선배 이효리와의 공감대도 주목
[미디어펜=석명 기자] 아이유가 '효리네 민박'에 직원으로 취직(?)한 것은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이 조용하면서도 따뜻한 울림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결혼 후 공백기를 깨고 대중 앞으로 돌아온 이효리가 남편 이상순과 함께 제주도 집의 안방 구석구석까지 공개하며 민박을 운영하는 소소한 모습은 숱한 기존 관찰 예능 프로그램들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높아져가는 시청률에서 '효리네 민박'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23일 방송된 5회는 처음으로 7%의 시청률을 돌파(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7.211%)했다.

'효리네 민박'에는 이효리와 '볼매남' 이상순 외에도 많은 주인공들이 있다. 소길리의 이효리 부부 집 자체가 시청자들에게는 큰 관심사고, 함께 사는 반려견과 반려묘도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이효리 부부 집에서 민박을 체험해볼 기회를 얻은 다양한 일반인들도 이 프로그램의 내용을 풍성하게 한다.

   
▲ '효리네 민박'에 출연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아이유. /사진=JTBC '효리네 민박' 방송 캡처


또 한 명, '효리네 민박'의 주인공이 있다. 직원으로 채용돼 민박집 운영을 거드는 아이유다. 

이미 톱가수 반열에 오른 아이유가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자체로도 화제를 모았지만, 프로그램이 거듭될수록 아이유는 톱가수가 아닌 민박집의 직원 이지은(아이유의 본명)으로 녹아들며 이전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인간적인 모습들로 새롭게 팬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이효리와 아이유는 가요계 선후배 사이이고, '핑클'의 요정 아이돌을 거쳐 솔로가수로도 성공을 거뒀던 이효리는 솔로가수로 정상의 위치에 오른 아이유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효리네 민박'은 톱스타 이효리와 아이유의 관계에 기댄 인위적인 호흡을 연출하지 않는다. 민박집 회장 이효리와 직원 아이유, 결혼해 가정을 꾸린 이효리와 20대 청년 아이유가 인생 선후배로 주고받는 시선과 얘기에 주목한다.

이효리와 아이유는 개인적인 인연이 별로 없어 처음 만났을 때 어색해 했다. 함께 생활하고, 민박집 운영을 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일상적인 모습들이 점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울림이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23일 방송된 5회에서는 이효리 부부와 아이유가 서로를 배려하는 따뜻한 일화들이 소개됐고, 속에 담고 있던 말도 꺼내면서 인간적으로 가까워지는 모습들이 잔잔하게 그려졌다.

민박집 운영이라는 전혀 낯선 환경에 던져진 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무엇을 해줘야 하는지 고민한다. 새로 경험하는 일 투성이인 내성적인 성격의 아이유를 위해 이효리 부부는 오후 휴식을 위한 자유시간도 주고, 조퇴 혜택도 준다. 집에만 있으면 무료해질까봐 남편 이상순의 장보기에 아이유를 동행시키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또 서로의 속내에 한 걸음 더 다가간다.

둘만의 외출에서 이상순이 아이유에게 이효리가 편하냐고 묻자 아이유는 "지금 내가 엄청 편하게 대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이효리 선배의 모습은 '인기가요'였다. 엄청 센 이미지의 무대였다. 그런데 제주도에 와서 나를 반겨주는 모습을 보고 너무 감사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이효리는 남편 이상순과 둘만 있는 자리에서 "지은이가 많이 힘들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새침한 친구인 줄 알았는데 맹하고 착한 순진한 옆집 동생 지은이 같다"고 말했다. 

이효리와 아이유가 세대를 뛰어넘어 어떻게 인간적인 교감을 하고 가까워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화들이다.

이효리는 이미 대중들에게 연예 활동과 관련해서뿐 아니라 여러 개인적인 일들로 많이 알려져 있다. 반면 아이유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흔치 않았고 가수 활동 외에는 대중과 교감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효리네 민박'에 취직한 아이유가 인생의 선배를 만나고, 제주도의 멋진 풍광을 만나고, 민박집 손님으로 온 일반인들과 만나며 인간적으로 성숙해가고 있다. 누가 이런 호사스런 직장을 경험해 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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