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2실점하고 5회말 공격 때 타순 돌아오자 대타로 교체
부상 공백, 중반 구위 저하, 다저스 선발진 상황 고려한 듯
[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0, LA 다저스)이 26일만의 복귀전에서 나름 제 몫을 해냈다. 류현진은 25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 5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피칭을 했다.

류현진은 3-2로 앞선 상황에서 물러나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불펜진이 역전을 당해 시즌 4승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경기는 8회말 코디 벨린저가 결승 3점홈런을 날려 다저스의 6-4 재역전승으로 끝났다.

불펜이 리드를 지켜주지 못해 류현진의 승리투수가 무산된 것은 아쉬운 일이다. 5회까지 투구수 79개로 더 던질 수 있었던 류현진이기에 5회말 타석 때 교체돼 물러난 것도 아쉬움을 더한다.

류현진이 물러난 후 다저스 불펜은 6회초 1실점, 7회초 1실점하며 동점과 역전을 잇따라 허용했다. 만약 류현진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면, 혹은 최소 6회까지만 던졌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승리투수가 될 가능성이 좀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 류현진이 복귀 등판에서 좋은 피칭을 했지만 5이닝만 던지고 교체돼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LA 다저스 홈페이지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여러가지를 신중히 고려해 류현진의 5회말 교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류현진의 몸 상태다. 이날 류현진은 26일만에 실전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6월 29일 LA 에인절스전에 등판했던 류현진은 강습 타구에 왼쪽발을 맞는 부상을 당했다. 부상이 심하지는 않았지만 부상자 명단에 오른 류현진은 전반기를 조기 마감했고, 재활 과정을 거쳐 이날 후반기 첫 등판을 했다.

류현진은 어깨 수술로 2년 가까이 뛰지 못했고, 올 시즌 복귀했지만 강습타구에 맞고 또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이날 미네소타전이 근 한 달만의 실전 등판이었기 때문에 피칭 감각이 완전하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경기 상황도 류현진의 타석 때 긴박하게 흘러갔다. 류현진이 4회초 먼저 2실점해 0-2로 끌려가던 다저스는 5회말 공격 1사 후 그랜달과 피더슨의 백투백 솔로홈런이 터지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푸이그가 3루타를 날려 1사 3루 역전 기회를 잡았다.

하필 여기서 9번 류현진 타석이 돌아왔다. 외야플라이 한 방이면 역전시킬 수 있는 찬스였기에 다저스는 득점 확률을 높이기 위해 대타 카드를 낼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 대신 타석에 들어선 어틀리는 짧은 중견수 플라이로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지만 다음타자 테일러가 적시타를 때려 다저스는 일단 3-2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류현진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구위 저하를 보인 것도 교체의 배경 가운데 하나가 됐을 것이다. 3회까지 단 1안타만 내주며 깔끔하게 틀어막던 류현진은 4회초 3안타(2루타 2개) 2볼넷을 집중적으로 내주며 2실점했다. 제구가 흔들린 류현진은 2사 1, 2루에서 카스트로에게 2루타를 맞고 두번째 실점을 했을 때 1루주자 그로스만이 홈까지 뛰어들다 아웃 당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실점을 할 수도 있었다.

또한 류현진은 5회초 비록 실점하지는 않았으나 안타와 볼넷으로 두 명의 주자를 내보내기도 했다. 미네소타 타선이 초반과는 달리 류현진 공을 공략하기 시작한 시점이어서 교체 카드를 꺼냈을 수 있다.

다저스의 현재 선발진 상황도 다소 이른 교체를 불렀다는 분석이다.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브랜든 맥카시가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긴 상황에서 류현진이 마침 복귀했고, 선발투수의 수가 모자라기 때문에 류현진은 4일만 쉬고 30일 다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짧은 휴식일을 감안해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을 예상보다 일찍 교체하며 다음 등판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