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부가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을 현재 500㎏에서 1t으로 늘리는 방안을 미국 측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6월 한미정상회담 당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미국 측에 이런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공감대를 형성한 한·미 정부는 SCM과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등 고위급 채널을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이 미사일 지침 개정에 착수한다면 2001년 이후 3번째 개정 작업이 이뤄진다. 한미 미사일 지침이 개정되면 우리나라는 사거리 800㎞의 탄도미사일(현무2-C)에 최대 1t짜리 탄두를 실을 수 있다. 

이럴 경우 관통력과 피해 반경이 현재 500㎏의 탄두 중량보다 2~3배 커지고, 북한 수뇌부가 은신할 지하벙커 등 북한 전역에 있는 지하 수십m의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정부는 2012년 한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하면서 최대 사거리를 기존의 300㎞에서 800㎞로 늘리되 사거리 800㎞짜리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최대 500㎏을 유지하는 선에서 협상을 타결지었다. 당시 정부는 탄두 중량을 1t으로 늘릴 것을 요구했지만 관철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이와 관련, 청와대와 외교부, 국방부 등은 공식적으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련 내용이 거론됐다는 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사일 지침과 관련한 청와대 입장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것인가, 아니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바 없다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전자”라고 이야기해 사실상 정상 간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또 이 관계자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이 문제를 주제로 삼아 논의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현재 국방부 등은 유사시 북한 수뇌부가 대피할 지하 15∼20m 벙커와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도록 사정거리 800㎞ 탄도미사일에 탑재되는 탄두 중량 제한치를 현재의 500㎏에서 1t으로 늘리는 방안을 우선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유사 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대피할 지하벙커의 깊이가 최대 지하 400m이며 이는 탄두 중량 1t으로는 궤멸시킬 수 없고 무제한으로 늘려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 정부가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을 현재 500㎏에서 1t으로 늘리는 방안을 미국 측과 협의할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이럴 경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대피할 지하벙커를 궤멸시킬 수 있는 탄두중량에 더욱 다가가게 된다./자료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