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최고의 칭찬이자 최고의 응원인 '엄지척'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스스로 경솔했다고 사과했지만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손혜원 의원의 '엄지척'이 거꾸로 '엄지척'이 되어 비난의 화살로 꽂히고 있다.

기분 좋아야 할 '엄지척'이 기분 나쁜 '엄지척'으로 바뀐 순간 송영길·손혜원 의원에게 모진 여론의 뭇매가 쏟아지고 있다. 상식과 예의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엄지척'은 고인을 모독한 죗값에 '엄지척'을 모욕한 죄과까지 더해졌다.

발단은 이렇다. 송영길·손혜원 의원이 지난 2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군자 할머니의 빈소를 찾았다. 4시간 가량 봉사를 한 두 사람은 조문객과 함께 활짝 웃으며 기분좋게 '엄지척' 사진을 찍었다. 

손 의원은 자랑(?)스럽게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진이 공개되자 "장례식장에서 인증샷 놀이하는 하는 패륜적 행태 아닌가" "제 정신인가" "무개념"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 송영길·손혜원 의원이 지난 2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군자 할머니의 빈소에서 조문객과 함께 '엄지척' 사진을 찍었다. 손헤원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렸다 삭제한 사진.

예상 못했던 일일까? 파문이 커지자 송영길 의원은 김군자 할머니의 명복을 기리는 모든 분께 상처를 드렸다며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거듭 머리 숙인다고 했다. 손혜원 의원은 고인의 마지막을 우울하게 만들지 말자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되레 불을 지를 격이 되자 경솔했다며 다시 사과의 말을 전했다.

손바닥 뒤집는 것 보다 쉬운 게 '엄지척에서 '거꾸로 엄지척'이다. 부족함과 경솔함을 사과했지만 분위기는 '거꾸로 엄지척'이다.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2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송영길·손혜원, 김군자 할머니 빈소서 '엄지척' 애도하는 게 아니라 소풍 온 꼴"이라며 "정치적 위안부 생쇼가 들통 난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엄지척'이 몰고 온 거센 파장에 두 의원은 적잖이 놀라고 당황했을 터이다. 과거 구설에 올랐던 발언까지 털리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쏟아지는 비난 여론이 가히 '엄지척'급이다. 기분 좋은 '엄지척'이 순식간에 기분 나쁜 거꾸로 '엄지척'으로 돌변했다.

"한일 위안부 협상 무효"를 부르짖었던 송영길 의원은 개념을 털리고 있다. 손혜원 의원은 차은택 씨의 '탈모',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를 계산된 것이란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발언 등으로 구설에 올랐던 전력까지 보태지면서 설화에 올랐다.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지만 논란의 초점은 간단하다. 상갓집 '엄지척'이 정서상 가당치 않다는 것이다. '엄지척'이 '상(喪)도의'에 벗어난다는 것이다. 분노는 그렇게 시작됐고 불길은 사그라 들지 않고 있다. 사실 '엄지척'은 상갓집에서 'V'자를 긋는 것이나 다름없게 비춰진다.

망자를 기쁘게 보내 드리기 위한 생각이었다는 말도 그 행위를 덮을 수는 없다. 죽음은 애도이지 파티가 아니다. 누구나 축제처럼 마지막 길을 가고 싶지만 그건 남은 자의 몫이 아니다. '엄지척'은 아무리 변명을 해도 삶과 죽음의 길목에서 남은 자들이 할 수 있는 '상(喪)도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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