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금융당국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시중은행에 대한 분석에 돌입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각 은행의 이자·비이자 이익, 순이자마진(NIM), 예대금리, 대손충당금 책정 등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 KB·신한·하나 등 3대 금융지주사와 우리은행의 순이익이 6조원에 육박하게 된 요인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이들 은행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배경은 은행마다 사정이 조금씩 다르지만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상당히 개선됐기 때문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NIM 개선은 대출금리가 오르는 속도를 예금금리가 따라가지 못한 데 따른 결과다.

대출금리는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올라간 데다 집단대출 관리를 강화하는 당국의 방침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예금금리는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대출금리만큼 오르지 않았다. 예대율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모두 경영지도비율인 100%와 90% 범위에 있어 굳이 금리를 올려 예금을 유치할 유인이 적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주 회장의 연임, 민영화, 계열사 인수,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들이 더해졌다.

당국은 은행의 수익성이 좋아진 것을 덮어놓고 '탐욕'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단기 성과에 만족해 과도한 배당잔치는 벌여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이익을 주주에게 나눠주는 배당성향은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자본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에 따라 담보·우량대출 위주의 관행에서 벗어나 IB(투자은행) 사업 채널로 벤처·창업펀드에 자금을 공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은행들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