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일하는 연구소·연구에 몰입하는 연구소 위한 노력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쿠키를 만들 땐 글루텐 성분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식감이 달라집니다. 반죽은 핸드믹서보다 주걱으로 저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1600여 건의 자율주행 특허를 출원한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1일 셰프 체험'의 풍경이다. 이 행사는 연구원들이 경력 7년 이상 전문조리사들의 도움으로 도시락, 쿠키 등의 테마 음식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 최근 기술연구소에서 실시된 '오늘은 나도 셰프'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전문조리사들의 도움으로 만든 쿠키 등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모비스 제공


매 회 30명 씩, 다달이 진행되는 행사는 참가자들이 퇴근 전 한 시간 동안 피크닉 도시락, 홈파티 셋트 등을 만들어 포장해 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직접 만든 음식은 가족 등과 함께한다.

이 프로그램에 연구원들은 높은 재참여 의사를 보이는 등 뜨거운 호응을 보이고 있다. 설문으로 나타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8점 수준. 안전을 고려해 아직 화력기기 등은 사용하지 않고 있으나 난이도를 높여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러한 행사는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가 R&D 기업문화를 주축으로 '즐겁게 일하는 연구소', '연구에 몰입하는 연구소'를 만들어가는 노력의 일환이다.

1999년 3개 팀, 15명에 불과했던 현대모비스의 자동차부품 R&D 조직은 이제 주요 7개 거점에(마북, 의왕, 서산, 미국, 독일, 중국, 인도)걸쳐 가동하는 글로벌 조직으로 성장했다. 실제 이들 R&D 거점의 중심인 마북 기술연구소에는 80여개 팀, 2007백여 명의 연구원들이 근무 중이다. 평균 연령 35.2세의 젊은 조직이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는 지난 5년간 전장부품으로의 사업 집중에 따라 기계공학 전공자, IT(전기, 전자, 컴퓨터 등)전공자와 경력사원들이 공존하는 다양성을 가지게 됐고 이러한 다양성을 한데 묶어 강점으로 승화시킬 구심점이 필요하게 됐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2014년 8월 연구지원실 내 연구개발문화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구성원들이 참여한 조직 진단과 중장기 목표를 바탕으로 작은 캠페인부터 하나하나 실천하며 색을 입혀나가고 있다.

   
▲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전장연구동. 현대모비스가 친환경, 지능형 부품 등 미래기술 연구를 위해 2013년 신축했다./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무엇보다 경영층의 지속적인 관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연구소 내 실장급 이상이 참여하는 '연구소 조직문화 회의'에서 관련 현안을 주기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연구소 내 팀장들을 대상으로는 직원에 대한 소통, 팀원에 대한 면담 방법 등 '리더십 교육'을 매해 실시 중이다. 팀 별, 워킹그룹 별 요청에 따라 연구개발문화팀 주재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돕고 협력을 증진하는 맞춤형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미래기술공모전'이 한창이다. 지난해 총 334건의 신기술 아이디어가 접수된 이 공모전은 전년인 2015년 대비 접수 건수가 30% 가량 늘어나는 등 현대모비스에서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개진하고 소통하는 기업문화가 정착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최근 현대모비스의 연구원들은 10년의 기다림 끝에 연구소 앞 뜰에서 타임캡슐 개봉식을 가졌다. 

연구원들은 10년 전 입사 100일을 맞아 타임캡슐에 밀봉했던 각자의 입사지원서와 자시소개서, 그리고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꺼내보며 성장해온 지난 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이 처음 실시된 2004년부터 지금까지 연구소 앞 뜰에는 신입사원 1000여 명의 각오가 담긴 20개의 타임캡슐이 매설됐다"며 "기술 개발을 가능케 하는 것은 결국 우수인재들의 의지와 이러한 의지를 견인하는 조직문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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