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국민의당 새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본격화되고 당이 혁신 작업에 돌입하면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향후 행보를 두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당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선 패배와 제보 조작 사건을 계기로 대국민 사과를 하며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힌 안 전 대표는 측근들과 상의하며 당의 미래와 본인의 거취에 대해 여러가지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전당대회에 직접 출마해서 당을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는 주변의 권유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미 제보 조작 사건으로 당이 존폐 위기까지 몰렸던 상황에서 본인이 주도적으로 당 쇄신에 나서고, 당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대선 패배에 대해 책임지고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이 27일 당 안팎에서 불거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책임론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 이후 있어서는 안 될 사건으로 어려움에 처했다"며 "지금은 우리 당이 힘을 합칠 때이지, 누군가에게 손가락질 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을 만든 장본인"이라며 "안 전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그를 지지한 국민 700만명의 뜻을 져버리는 것이다. 안 전 대표도 책임을 진다고 말했으니 지금은 그를 믿고 기다릴 때"라고 주장했다.

김영환 전 최고위원은 "지금 후보군들도 훌륭하긴 하지만 지역적 한계가 있고,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여서 안 대표 말고 다른 대안이 있느냐는 절박한 요구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12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준용 취업 특혜 의혹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사과를 발표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한 고위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는 지금 복귀 할 때가 아니다. 당 내에서 찬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서 자숙의 시간을 가지면 전열 재정비 해야 한다"면서 "일부 찬성론자들의 말을 믿고 복귀하면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고연호 국민의당 전 대변인도 이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보이며 "지금 복귀하는 것은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얼마 전 안 전 대표를 만나 얘기 들어보니 '너무 다양한 의견들이 있어 어떻게 해야 될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이 순간에 당 대표에 다시 출마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당 안팎의 안 전 대표 지지자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안 전 대표 8·27 전당대회 출마 주장에 대해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안 전 대표 측도 당 대표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당과 현실정치에는 일정 거리를 두면서도 당 외곽에서 자신의 정치인생을 돌아보기 위해 어떤 생산적인 행보를 이어갈지를 보다 고심하는 상황이다.

일부 측근들은 정치, 경제, 사회, 외교안보 등 각 분야의 전문가 멘토들과 상호 토론하면서 주된 현안에 대해서 숙고하는 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도 이같은 안을 포함해 여러 현역 의원 및 주변 측근들을 활발히 만나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조언을 듣고 있는 상태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번 전당대회가 내년 지방선거와 개헌을 앞두고 당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선거인 만큼 어떤 입장을 취할지, 자신의 거취를 어떻게 이어갈지에 본인과 주변의 고심은 거듭될 것으로 보인다.[미디어펜=정광성 기자] ▶다른기사보기